[뉴스포커스]

美 18년만의 최저 실업률…곳곳서 넘쳐나는 일자리 '구인전쟁'
최대 철도회사 유니언 퍼시픽, "회사 들어오면 취직수당 지급"
버몬트주 "다른 주 회사서 일하는 근로자 이주하면 정착 수당"
反이민 트럼프 정부 외국인 임시취업비자 1만5천개 추가 발급


'우리 회사에 입사하면 수당으로 2만달러 드립니다.' '우리 주(州)로 이사 오는 근로자에게 정착비로 1만달러 드려요.'

실업률이 18년 만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미국에서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서 벌어지는 치열한 '구인 전쟁' 백태다. '취업난'이었던 때가 엊그제인데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는다니 격세지감이다. 입사수당과 이주비를 제공하는 회사와 주(州)가 있는가 하면, '입도선매'를 위해 고교 재학생들을 산업 현장으로 불러들여 무료로 직업교육을 시켜주고, 복역 중인 재소자 직업훈련 프로그램으로 일손을 메우는 회사도 있다.

연방 노동부가 지난 1일 발표한 5월 실업률은 3.8%로 2000년 4월 이후 18년 만에 최저 기록을 깼다. 사실상 미국은 '완전 고용'상태로 진입했다.

완전 고용 상태에 구인난이 심각해지자 미국 최대 철도회사 유니언 퍼시픽은 '입사만 해주면 취직 수당으로 2만달러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채용 공고를 내 화제다. 지역 실업률이 3%에도 못 미치는 아이오와주 카운슬 블럽스시에서 유니언 퍼시픽은 '고교 졸업 이상'을 유일한 조건으로 내걸고 입사 원서에 서명만 하면 2만달러의 취직 수당을 주겠다는 채용 공고를 냈다.

또 유니언 퍼시픽은 최근 기계·전기 등 기술자 구인에 경력이 없는 비숙련 근로자로 채용 범위를 확대했다. 고교생들을 졸업하기 전부터 회사로 불러들여 기술 교육까지 시켜주고 있다.

북동부의 작은 주 버몬트에서는 지난달 30일 다른 주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버몬트주로 이주하면 정착수당으로 1인당 1만달러까지 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지니 라이언스 주 상원 의원은 법안 통과 후 "버몬트를 떠났던 대졸자들이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손을 우리 주 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손 부족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의 미국 취업을 강력히 제한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과 정반대 정책이 채택되기도 했다.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말 외국인 임시취업비자(H-2B)를 올해 1만5000장 추가로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H-2B 비자는 계절별 성수기를 맞는 업종의 비숙련 노동자를 외국에서 초청해 단기간 일하게 하는 비자로 원래는 올해 6만6000장만 발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표적인 계절 산업인 메릴랜드주 크랩(게) 산업의 일자리가 40%나 비면서 산업이 궤멸될지 모른다며 지역 주민이 아우성을 쳐 비자 발급 수를 늘렸다.

미국의 실업률 하락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이 내년 말 3%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