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미국 투자이민 박람회·설명회 봇물, 연방의회 투자금 인상 움직임에 수요 몰려

[뉴스진단]

현행 50만불→ 92만5000불로 인상 신규법안 논의
자녀 취업시장 불안 "미국 영주권 선물" 부모들도

#지난 21~22일 코엑스 컨퍼런스룸 3층에서 개최된 '2018 해외이민 박람회'는 미국 투자이민을 준비하는 상담객들로 북적였다. 행사 첫날 하루에만 주최 측의 예상인원의 1.5배에 달하는 300여명이 몰렸다. 이들은 투자처 현황이 담긴 유인물을 유심히 살펴보는 한편 컨설턴트의 설명을 받아적으며 정보수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근 한국내 이민시장이 미국 투자이민에 대한 열기로 뜨겁다. 미 연방의회가 투자이민 최소 투자금액을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인상 전 미국행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서울에서 20여개의 미국 투자이민 박람회 및 설명회가 열렸다. 다음달에도 10여개 설명회가 있을 예정이다.

이 같은 미국 투자이민 바람은 최소 투자금액 인상 전 미국행에 오르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 연방의회는 투자이만 최소 투자금액을 현행 50만달러에서 92만5000달러로 올리는 신규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방 국토안보부가 135만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1993년 처음 도입된 미국 투자이민은 고용촉진지구(TEA)에 50만달러, 그 외 지역에 100만달러를 투자하고 2년간 1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한국내 불안한 고용환경과 포화상태에 이른 자영업 시장도 투자이민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자리가 여의치 않은 한국을 떠나 하루빨리 미국에 정착하겠다는 것. 이에 미국 투자이민을 준비하는 연령대도 낮아지는 추세다.

한 미국 이민 전문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올해 미국 투자이민을 위해 회사를 찾은 40대는 전체 216명 중 48%로 전년 대비 9%p 증가했다. 50대 이상의 고령 인원은 10%로 전년보다 6%p 감소했다. 20대 투자이민 수요도 높다. 미국 취업비자 문턱이 높아지면서 영주권 취득 후 취직하려는 유학생들이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증여세까지 내면서 자녀에게 투자이민 기회를 제공하는 이들도 있다"며 "한국내 취업 및 창업 시장 등을 고려했을 때 아파트 한 채를 물려주는 것보다 미국 영주권을 선물하는 게 낫다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