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P&G, 화장지·기저귀·키친타월등 5% 올라
탄산음료부터 맥주, 오토바이 등 이미 요동
올해초 세탁기 가격 20%↑, 가격 인상 시동

미국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미국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며 내놓은 정책들이 미국 소비자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P&G가 기저귀, 화장지, 키친타월 공급 가격을 4~5% 인상한다고 밝혔다고 파애낸셜타임스(FT) 등이 지난 달 31일 보도했다. 글로벌 무역 전쟁의 여파로 원재료 가격 등 생산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P&G는 북미 지역 소매상들에게 이번 주부터 바운티(Bounty, 키친타월), 차민(Charmin, 화장지) 브랜드 제품 가격을 5% 인상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팸퍼스(Pampers, 기저귀) 브랜드의 가격은 이미 4% 인상된 상태다.

이와 함께 P&G는 미국 외 지역에서 올드스파이스(Old Spice, 애프터셰이브)와 크레스트(Crest, 치약)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로 이미 탄산음료부터 맥주, 오토바이 가격이 줄줄이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은 연초 이후 각각 33%, 11% 상승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자 코카콜라는 지난 달 25일 올해 안으로 주요 탄산음료의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로 운임과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해 부담이 가중됐다는 것이다.

맥주 브랜드 사무엘아담스(Samuel Adams)를 만드는 보스턴비어도 연내에 가격을 최고 2% 올릴 예정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로 원자재 가격 부담이 늘자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의 '2분기 경영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체 가운데 16%가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제 사무용 가구 제조업체인 스틸케이스와 냉난방 설비업체 레녹스는 이미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밖에 스노모빌·보트·오토바이 제조업체 폴라리스도 관세에 따른 추가 비용 일부를 제품 가격 인상으로 메울 계획이다.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은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한국산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며 시작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한국산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 120만대 이하 물량에는 20%, 초과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4월에 미국 시장에서의 세탁기 판매가격을 약 8% 안팎으로 인상했다. 그러나 애초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했던 미국 월풀까지 이 틈을 타 8∼20%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