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75세 케리 도전 시사…바이든-샌더스-워런 모두 70대
2년후 74세 되는 트럼프, 케리 출마설에 "대진표 좋다" 자신감
사상 첫 '70대 대결'관심사, 고령화사회 단면 건강 문제 우려도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 엘리자베스 워런(71) 상원의원. 모두 70대다. 이들이 2020년 치러지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3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2004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존 케리 전 국무장관(75)까지 최근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미국의 다음번 대통령 선거가 올드보이들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2년 후 74세가 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과 70대 민주당 대선후보가 맞붙는다면 미국 역사상 첫 '70대 대권 승부'가 펼쳐지게 된다.

케리 전 장관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 등 여러 매체가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고 평가하자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이란 핵 합의'의 아버지가 대선에 나설 생각이 있다고 한다. 나에게는 대진표가 매우 좋아 보인다!"고 적었다.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과연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 70대가 나서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70대 후보 간 대권 경쟁으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70세였으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69세여서 '70대 대결'이 성사되지 못했다.

미국에서 70대 대선후보는 첫 대선이 열린 지 약 200년이 지난 뒤인 1984년에야 처음 나왔을 정도로 흔치 않다. 2020년 대선에 두 명의 70대 후보가 맞대결을 벌인다면 고령화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명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70세(트럼프)와 69세(클린턴)가 대결했던 지난 대선 때도 후보들의 건강 문제를 둘러싼 걱정이 많았는데, 70대 중반 후보들이 맞붙는다면 유권자들의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연장됐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나이를 숫자만 가지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많다.

정치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매년 발표되는 나이대별 기대 잔여 수명을 이용해 현재와 과거 후보들의 나이를 비교하는 편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2020년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1950∼60년 기준으로는 65세에 가깝다. 1950년 기준 65세 남성의 기대 잔여 수명이 13년인데, 2015년 기준 75세 남성의 기대 잔여 수명이 11세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이 계산대로라면 대선 때 77세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1950년대 기준으로 60대 중후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