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한국선]

지난주 메가·파워볼 사상 최고 당첨금 추첨에 들썩
안내 카톡방, 구매 대행업체 급증…문의·주문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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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 위반 지적 불구 "당첨 사례없어 단정못해"
"한국 로또는 1등 당첨돼봐야 강남 집 한채도 못사"

지난주 미국의 양대 복권으로 꼽히는 메가밀리언과 파워볼 잭팟 당첨금이 천문학적으로 뛰어오르자 한국에서도 일확천금을 꿈꾸는 '해외 복권 직구족(族)'이 크게 늘어났다.

미국 복권 사상 최고 당첨금이 걸린 추첨을 앞두고 한주 내내 한국에서도 미국 복권을 구매하려는 열기가 뜨거웠다. 기존에 알음알음 해외 사이트를 통해 미국 복권을 구매해오던 사람들에 더해 일반 직장인들까지 미국 복권 열풍에 뛰어들었다.

우편을 통한 미국 복권 구매는 모두 양국 법 위반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정에 밝은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미국 복권 관련 카톡방까지 개설됐다. 미국에 체류하는 지인에게 연락해 '돈을 줄 테니 지정하는 번호대로 대신 복권을 사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물론 '파워볼 직구 사이트'등 복권 구매대행업체에는 구체적인 구매 방식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쇄도했다. 구매자가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 원하는 복권 번호를 입력하면 현지 대행업체에서 주문에 맞춰 구매해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메가밀리언 복권 3장을 구입할 경우 소매원가와 수수료를 포함해 3장에 우리 돈 8000원 정도 든다. 미국에서 1장에 1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2배 반 정도 내는 셈이다.

그렇다면 구매대행을 통해 구입한 복권이 당첨되면 당첨금을 받을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 미국 복권은 구매자의 국적에 관계없이 당첨금을 받을 수 있지만,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자국 복권을 우편이나 소포 등을 통해 취급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한다. 다시말해 당첨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구매대행업체 관계자는 "한국에서 구매대행을 통해 산 복권이 1등에 당첨된 사례가 없어 법적 문제에 대해 확실히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미국 내 구매 여부만 입증할 수 있다면 당첨금을 받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당첨금 수령 문제가 확실치 않은데도 한국서 미국 복권 구매 열풍이 불고 있는 까닭은 뭘까. 전문가들은 "당첨금 액수가 워낙 높은 탓도 있지만 경제불황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떨쳐내기 위해 복권이라는 유혹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번에 10장의 미국 복권을 구입했으나 '꽝'이 됐다는 직장인 김 모씨는 "우리나라 로또는 1등에 당첨돼 봐야 강남에 제대로 된 집 한 채도 못 사지 않느냐"며 "앞으로도 당첨금이 훨씬 많은 미국 복권을 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