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연습 사라질듯…국군단독 태극연습 내년 5월 정부연습과 통합
연합지휘소연습 연 2회…1월 화력여단 창설·기계화사단 1개 감축
해군 특수전 선견작전대대 창설·해병상륙연대 3개여단으로 증편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호준 기자 = 매년 4월 대규모로 실시하던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은 내년에 규모를 축소해 연중 실시하는 것으로 바뀐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준비를 위한 첫 연합검증연습도 내년 8월에 처음 실시된다.

또 내년 1월 육군의 전방작전을 지휘하는 지상작전사령부와 유사시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대화력전 임무를 수행하는 화력여단이 각각 창설되고, 해군과 해병대의 상륙작전 능력이 보강된다. 현재 5개인 기계화 보병사단은 1개가 감축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0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과 함께, 평화를 만드는 강한 국방'이란 주제로 이런 내용이 포함된 '2019년 국방부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국방부는 내년 한미연합 지휘소연습은 전·후반기 각 1회씩 시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3월 키리졸브(KR) 연습과 8월 프리덤가디언(FG) 훈련이 지휘소연습으로 시행돼왔는데 내년에는 각각 '19-1연습', '19-2연습' 등으로 이름이 바뀔 수 있다. 지휘소연습(CPX)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워 게임'을 말한다.

매년 4월 대규모로 시행했던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은 참가 병력과 장비 규모를 조정해 연중 실시하는 쪽으로 미군과 협의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는 사실상 4월 독수리(FE)연습의 명칭 뿐 아니라 그런 대규모 기동훈련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훈련 규모가 축소되어 대대급 정도의 야외기동훈련 연중 실시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보고후 가진 언론 설명회에서 '내년에 '독수리연습' 명칭을 사용하느냐'라는 질문에 "독수리연습이라고 해서 내년에 진행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독수리훈련 폐지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군 단독의 태극연습은 내년 5월 정부 을지연습과 통합해 시행된다. 매년 8월 을지연습이 시행됐으나 그 기간 재해·재난 상황이 발생해 연습이 중단됐던 사례를 고려해 5월로 시기를 정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내년에는 전시작전통제권의 실질적 전환준비를 위한 '실질검증'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군의 전구(戰區)작전 주도 능력을 구비하고자, '미래지휘구조'(한국군 대장 사령관, 미군 대장 부사령관)를 적용한 1단계 작전 운용능력을 한미연합으로 검증하는 연습을 내년 8월에 처음 실시한다.

한미연합군사령부를 대신하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편성 및 운용의 적절성, 연합임무 필수 과제 및 수행 능력 등이 검증 대상이다. 미군 장성이 책임자인 연합공군 구성군사령부와 연합해군 구성군사령부 편성 운용 등도 검증한다.

국방부는 "전군의 노력을 집중해 내년 8월 최초 작전 운용능력(IOC) 평가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한미는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 여부를 공동으로 평가하면서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우리 군의 지휘구조와 부대구조, 병력구조 개편과 전력확보 계획도 보고했다.

국방부는 미래연합지휘구조 개편과 관련, 내년에 한국 합참의장이 미래연합군사령관(대장)을 겸직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부대구조와 관련, 육군은 신속결정 작전이 가능한 구조로 개편하되, 내년 1월 1일 지상작전사령부(1+3군사령부 통합)와 그 예하에 대화력전여단을 창설하기로 했다. 현재 5개의 기계화 보병사단은 4개로 감축된다.

해군과 해병대의 경우 상륙작전 능력 보강 계획에 따라 해군은 특수전전단(UDT/SEAL)의 '선견 작전대대'를 창설하기로 했다. 상륙작전 교두보 확보를 위해 적 지역에 먼저 투입해 각종 위협을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해병대는 1사단의 3개 상륙연대를 3개 상륙여단으로 각각 증편한다. 여단급 부대에 각종 장비를 보강해 단독 상륙작전 임무를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공군은 내년에 고고도 무인항공기인 글로벌호크를 운용하는 정찰비행비대대와 위성감시통제대를 각각 창설하고, F-35A 전투기 1개 대대를 추가 창설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한 핵심군사 능력 구비를 위해 F-35A 전투기, 전술지대지 유도무기, 패트리엇(PAC) 성능개량, 장보고-Ⅲ(3천t급) 잠수함 등 189개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감시정찰·타격 능력 확대를 위해 고고도 정찰무인기와 특수작전용 무인기, 수직발사형 전술함대지 유도탄 등 8개 신규 전력도 확보하기로 했다. 다만, 주변국의 해상 위협에 대응한 핵 추진 잠수함과 F-35B 탑재용 대형 상륙함 건조계획은 반영되지 않았다.

육군은 사단 무인정찰기, K-2 전차, 차륜형 장갑차, 한국형 기동헬기, 230㎜ 다연장 로켓 등 19개 전장 기능별 필수전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상비병력은 59만9천명에서 내년 57만9천명으로 감축되고 2022년에는 50만 명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유사시 상황 조치 등을 위한 '즉응대기 부대'를 최우선 보강한다는 계획에 따라 군무원 등 민간인력 4천736명을 증원해 행정부대에 보충하고, 행정부대의 현역은 야전부대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436명인 장군 정원은 내년 405명으로 줄어든다. 2022년에는 360명으로 추가 감축할 예정이다.

여군 신임장교 획득 인원을 1천537명에서 1천832명으로 늘리고, 전체 간부 중 여군 비중을 올해 6.2%(1만1천400명)에서 내년 6.7%(1만2천495명)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경두 장관은 언론 설명회에서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국방운영 분야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고 내년에 보다 더 체계적으로 이것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오늘 대통령께도 그 부분에 대해서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 국방 운영 분야에 4차 산업혁명, 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5G, 차세대 이동기술통신, 빅데이터 등이 접목되면 우리 군이 투명해지고 모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