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 암등록 통계'/ 인구 30명중 1명'암 유병자', 암환자 3명 중 2명5년 이상 생존

[뉴스포커스]

조기발견 늘고 수술기법 등 발달…불치병 영역에서 탈피
5대암 5년 상대 생존율 미국, 캐나다, 일본 등 보다 높아
"생존율계속 진전…암 진단,막연하게 불안해할 필요없어"

한국인 100명 중 3명은 암을 앓거나 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암에 걸린 3명 중 2명 이상은 5년 이상 생존했다. 또 대한민국전체 국민 서른 명에 한 명(3.4%)이 잠재적으로 암과 함께 살아가는 '암 유병자'다.

보건복지부가 27일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정부가 전국 단위 암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암에 걸린 사람 중 2017년 1월 1일까지 생존이 확인된 '암 유병자'가 총 174만명이었다. 이 숫자는 국내 만성질환 환자 중 심장질환 환자(146만명)보다 많고, 당뇨 환자(286만명)보다는 적은 규모다. 암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암이 빠른 속도로 '불치병'의 영역에서 빠져나와 '빨리 찾아 평생 관리하는 또 하나의 만성질환'으로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실제로 암 진단 후 5년 넘게 생존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 2016년 사상 처음으로 암 유병자의 절반(52.7%)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로 판정한다. 나이와 성별이 같을 때 일반인과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한 '암 환자 5년 상대 생존율'도 2005년 54%에서 2016년 70.6%로 올랐다. 5년 상대 생존율이 100%가 되면 암환자가 일반인과 똑같이 살아간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과거에 비해 진단 기술, 수술 기법 등이 발달해 암 환자의 생존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제는 환자들도 암에 걸렸다고 막연하게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한민국 사람이 기대수명(82세)까지 살 때 암에 걸릴 확률은 36.2%다. 남자는 5명 중 2명(38.3%), 여자는 3명 중 1명(33.3%)이 살다 보면 암에 걸린다는 뜻이다.

동시에 암과 싸우는 기술도 크게 진전됐다. 전문가들은 "이제 암은 당뇨·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됐다"고 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술도 좋아졌고, 완치가 안 되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위암(75.8%), 간암(34.3%), 전립선암(93.9%), 폐암(27.6%)은 11년 전인 2005년에 비해 5년 상대 생존율이 10%포인트 이상 올라갔다.

5대암(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미국, 캐나다, 일본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위암의 5년 상대 생존율(75.8%)은 미국(32.1%)의 2배 이상이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가장 큰 힘은 '조기 진단'이다. 특히 1980년대만 해도 위암이 조기에 발견되는 비율이 15% 정도였는데 최근엔 75%나 된다 치료 기술도 발달하고 있다. 간암의 경우, 암에 연결된 혈관에 항암제나 방사선 물질을 넣고 혈관을 막아주는 '색전술'등의 발전으로 예전에는 6개월을 못 넘길 환자들이 수년간 생존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다만 여전히 암은 한국인의 첫 번째 사망 원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암 사망자는 7만886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7.6%를 차지했다.

여성 암 발병률 1위…'유방암'

남성은 위암·폐암 순

위암·대장암·갑상선암 등 대다수 암 발생률이 감소 추세인데 반해, 유방암 발생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발생률은 여성 10만명 당 62.6명으로 2014년 54.7명, 2015년 56.1명에 견줘 크게 늘었다. 2016년 새로 암 진단을 받은 여성 10만9112명 가운데 유방암 환자가 2만1747명(19.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05년 이후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 1위는 줄곧 갑상선암이었으나 2016년엔 유방암 발생이 갑상선암(18.8%)보다 많았다.

남성 암 환자는 12만68명으로, 이 가운데 17.1%인 2만509명이 위암을 진단받았다. 그 밖에 폐암(14.8%)·대장암(13.9%)·전립선암(9.8%)·간암(9.8%) 순으로 발병이 많았다. 2015년과 비교하면 전립선암 발생이 간암을 앞섰는데, 이는 고령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