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와곁들여 마시는 한잔, '입맛 돋우고 위장 기능 활발하게 해준다'잘못된 인식

[건강뉴스]

한잔이 두잔되고 어느새 병나발, 독주되기 쉬워
美 워싱턴 의대 "술 하루 한 잔도 몸에 안 좋아"

반주(飯酒)는 식사와 곁들여 마시는 술이다. 반주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선 술 한 잔이 입맛을 돋우고 위장 기능을 활발하게 해준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래서인지 점심 식당가에서는 대낮부터 한잔 걸쳐 얼굴이 발그레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반주 문화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독주'라는 지적이 제기돼 눈길을 모은다. 반주는 무엇보다 과음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지적이 많다.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어느새 병나발을 부는 꼴이다. 이런 행태는 각종 음주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반주 후 운전대를 잡는 만행이 대표적이다.

의학전문가는 반주 문화가 이제 없어져야할 나쁜 음주습관이라고 지적한다. 김종우 인제대학교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반주가 몸에 좋다는 것은 술 먹는 사람들의 핑계"라며 "나쁜 영향이 더 많으므로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우선 의학적 측면에서 반주에 대한 통설을 반박했다. 김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약간의 대사율을 올려 어느 정도 소화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면서도 "굳이 소화가 잘 되게 할 다른 방법이 많은데 소화 때문에 반주를 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의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술을 대하는 잘못된 태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유럽은 와인 한 잔 이상 마시면 주정뱅이 취급하는 문화가 깔려있지만 한국은 술이 사회생활의 친목수단으로 인식돼 반주가 쉽게 과음·폭음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반주도 결국 중독성 있는 술이므로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한 의과대학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워싱턴의과대학 연구진은 18~85세 43만4321명의 데이터 분석결과를 지난 10월 3일 공개하고 "가벼운 술마저도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소량일지라도 술을 한두 잔씩 주당 4회 이상 마시는 사람이 주당 3회 이하로 마시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확률이 20% 높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