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대신 케익먹으라는 말이냐' 역풍

셧다운 사태로 연방 공무원 80만명이 두달째 월급이 끊긴 가운데, 월가에서 '파산의 왕'으로 불렸던 억만장자 출신인 윌버 로스(사진) 상무부 장관이 "왜 대출을 받지 않는 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프랑스 혁명 전야 마리 앙뜨와네트 왕비가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면 되지"라고 말해 군중들을 화나게 했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4일 로스 장관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주간 셧다운 사태로 임금을 받지 못한 연방공무원들이 왜 '푸드 뱅크'(빈곤층에 식품등으로 기부하는 단체)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은행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제안했다. 그는 "은행이나 신용조합으로부터 받은 대출 상환 의무는 연방 정부에 의해 보증된다"며 "연방공무원들이 대출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스 장관은 또 "몇몇 은행과 신용조합들이 연방 공무원들에게 낮은 이율의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며 "연방 공무원들이 푸드뱅크나 임시피난처를 이용하는 것 보다는 이런 대출 서비스를 이용해라"고 제안했다.

이같은 로스 장관의 발언은 즉시 강력한 반발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케익을 먹도록 해라'는 종류의 태도 아니냐"며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돈을 요구하라는 것이냐"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