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맞아 관광 비자 입국 중국인들 방콕 거리서 구걸행위
장애인등 호텔 베이스캠프 삼아 구걸장소 옮겨가며 출퇴근
받은 동전은 인근 편의점에서 지폐로 바꾼 뒤 수익금 분배
관광산업 최대고객, 추태 불구 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중국 춘절을 맞아 동남아 국가들이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특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태국에서 일부 중국 관광객들의 몰지각한 행동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들은 바로 태국 경찰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뻔뻔한 중국의 원정 구걸단 때문이다.

태국 이민 경찰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인 6명을 '거리 구걸 행위'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를 기자회견장에 동석시키는 태국 경찰의 관례대로 수라찻 학빤 태국 이민청장은 이들 중국인을 직접 기자회견장에 데리고 나와 언론에 공개했다.

체포된 중국인 6명은 30대에서 50대 남성 4명과 30대 여성 2명으로 이 가운데 50대 남성 1명과 여성 2명 등 3명은 장애인이었다. 관광비자로 입국한 이들은 방콕 지상철(BTS Skytrain) 아리(Ari)역과 온눗(On Nut)역 등 방콕 시내 곳곳에서 태국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구걸하다 태국 이민 경찰에 적발됐다.

태국에서는 2016년 제정된 '구걸 통제법(Begging Control Act)'에 따라 거리에서의 구걸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말이든 행동이든 타인의 동정을 유도해 돈이나 재물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최대 1년의 징역과 1만 밧(36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콕 시내에 구걸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아 실제로 이 법이 작동하는지는 의문이었는데 이번에 중국인 관광객이 이 법으로 체포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방콕 시내에 호텔을 잡아 함께 지내면서 아침에 방콕 시내 곳곳으로 출근(?)해 구걸 행위를 한 뒤 저녁에 다시 호텔로 귀가하는 식으로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한 방콕 시내를 돌아다니며 구걸 장소를 다양하게 바꿔왔으며, 구걸해서 받은 동전을 근처 편의점에서 지폐로 바꾼 뒤 호텔에 돌아와 수익금을 분배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관광도시 방콕에는 워낙 숙박비가 싼 호텔이 많지만, 이들이 구걸해서 번 돈으로 호텔 숙박비를 내고도 남을 정도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남의 나라까지 와서 조직적으로 구걸해 돈을 벌겠다는 중국인들에 대해 태국인들은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다.

태국인들의 SNS에서는 "중국인들은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가리지 않고 잘하는 모양이다"는 비아냥과 조롱의 댓글들이 있는가 하면, 이들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반응과 함께 "이 중국인들처럼 돈이 많은 거지가 많아서 나는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는 식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1년에 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1천만 명이 넘을 정도로, 태국에게 있어서 중국인들은 태국 관광산업의 최대 고객이다. 하지만 호텔 뷔페에서 음식을 싹쓸이하거나 공항에서 속옷 빨래를 의자에 널어놓는 등 태국에서 중국인들의 추태도 심각할 정도이다. 태국 사람들의 80%가 중국 관광객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는 조사도 있을 정도이다. 중국 관광객들로 인한 태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