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베버리', 손님 줄어 47년만에 역사속으로
X등급 영화의 상징…인터넷·스마트폰에 퇴출

프랑스의 마지막 성인 영화관 '르 베버리'(사진)가 47년만에 문을 닫았다.

25일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1970~80년대 성행했던 성인 영화관이 인터넷·스마트폰의 발달로 쇠락하다가 영화 종주국 프랑스에서마저 자취를 감췄다.

르 베버리는 프랑스 파리 중심부 누벨르 거리의 한 골목에 있는 영화관으로 90개 좌석에 가로·세로 4m짜리 스크린이 갖춰져 있다. 1960년 일반 영화관으로 문을 연 뒤 성인 영화가 유행하던 1972년부터 성인 영화관으로 업종을 변경해 반세기가량 'X등급(프랑스 성인 영화 등급)'의 영화를 상영했다.

1970~80년대는 성인 영화 황금기였다. 1975년에만 해도 프랑스 성인 영화관은 900개에 달했고, 성인 영화가 전체 영화 매출의 약 15%를 차지했다.이 영화관 관계자는 "80년대에는 성인 영화 티켓이 일주일에 1500장씩 팔렸다"며 "18세부터 101세까지, 전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공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성인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영화관 손님은 크게 줄었다. 2003년 이후 르 베버리는 프랑스에서 유일한 성인 영화관이 됐다.

이 영화관 대표 라로체씨는 "이곳은 미성년자가 성인 영화를 보지 못하도록 통제할 수 있고 영화를 본 뒤 서로 에로 문화에 대해 건전하게 토론할 수 있었다"며 "전통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영업을 해 왔지만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르 베버리는 지난 23일 2017년 작(作) '연인의 밤(Couples night)'을 상영한 것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이 영화관은 호텔과 레스토랑을 갖춘 건물로 새 주인에 의해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