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살만 왕 외유중 빈 살만 왕세자 왕실 임사 강행
국왕은 신변 우려에 즉각 경호팀 교체 '불화설' 고조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간에 불화설이 불거지고 있다. 5일 가디언은 소식통을 인용, "살만 왕과 왕세자 간 관계가 악화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면서 "외교 정책을 놓고 이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살만 왕이 왕세자가 추진하는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및 예맨 내전의 포로 처리 등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는 살만 왕의 부재 속 자신의 왕권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월 살만 왕이 이집트 순방에 나서자 자신의 친동생 칼리드 빈 살만을 국방차관에, 리마 빈트 반다르 공주는 주미대사에 임명했다.

통상적으로 왕실의 임명 인사는 국왕의 이름으로 발표되지만 이번 칙령은 '국왕 대리'가 서명했다. 한 전문가는 이를 두고 "수십 년간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살만 왕이 모르는 사이에 이뤄졌으며 그는 TV를 통해 이를 알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이어 "부자간의 갈등은 왕세자가 국왕을 맞이하러 나가지 않으면서 더욱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살만 왕이 이집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지만 빈 살만 왕세자가 이를 환영하러 공항에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자 살만 왕은 신변 우려에 경호팀을 교체하기도 했다.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이자 브루킹스 연구소의 소장인 부르스 리델은 "사우디 왕실에 문제가 있다는, 미묘하면서도 중요한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빈 살만 왕세자는 왕세자 지위에 오른 이후 부패척결을 이유로 다른 사우디 왕자들을 체포·구금하며 사우디판 '왕자의 난'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