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한국계 장관 또 탄생

[생생토픽]

父 한국인 母 프랑스인…여동생도 하원의원
현정부 실세, IT·AI·스타트업등 新산업 총괄

프랑스에서 또 한 명의 한국계 장관이 탄생했다. 30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1일 부분 개각을 단행해 세드리크 오(37·한국명 오영택) 대통령실 경제보좌관을 디지털경제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디지털경제부 장관은 IT(정보통신),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등 신(新)산업 분야를 총괄한다.

세드리크의 아버지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1978년 프랑스 리옹으로 유학간 오영석(71)씨다. 오씨는 1980년 프랑스 여성과 결혼해 세드리크와 딸 델핀(34·한국명 오수련)을 낳았으며, 남매는 쭉 프랑스에서 자랐다.

세드리크는 2011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마크롱을 동료로 만나 친분을 다져왔다. 2017년 마크롱이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세드리크는 대선 캠프의 회계 총책임자로 일했고, 이후 대통령실에서 마크롱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해왔다.

경영학 분야 명문 그랑제콜인 HEC(고등상업학교) 출신인 세드리크는 스물네 살이던 2006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IMF(국제통화기금) 총재의 대선 캠프에서 일하며 정치권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후 3년간 한 중소기업에서 일했으며, 올랑드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재무장관을 지낸 피에르 모스코비시 현 EU(유럽연합) 경제분과위원장의 입법보좌관으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세드리크뿐 아니라 여동생인 델핀도 프랑스 하원 국회의원으로 활약하고 있어 프랑스 정·관계에서 이들 한국계 남매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작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불했을 때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 만찬에서 문 대통령에게 세드리크와 델핀 남매를 헤드테이블로 불러 직접 소개해주기도 했다.

한편 프랑스 정부의 한국계 장관은 전례가 있지만 모두 입양아 출신이었다. 플뢰르 펠르랭(46·한국명 김종숙) 코렐리아캐피털 대표가 올랑드 대통령 재임 시절 중소기업·디지털경제부 장관과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장 뱅상 플라세(51·한국명 권오복)씨도 올랑드 시절 국가개혁 담당 장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