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1.5세 출시 '숙취해소' 음료 대박

[화제인물]

테슬라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한국 숙취해소 음료 맛보고 충격
'모닝 리커버리'돌풍…작년 매출 1천만불, 올해 2천만불 목표

"개발부터 출시·유통까지 일사천리…실리콘밸리식 운영 먹혀"
'집중력 향상'등 새 음료 준비…美 최대 기능성 음료 회사 꿈꿔

이제 겨우 20대 후반의 한인 1.5세 사업가가 만든 숙취해소 음료 '모닝 리커버리'가 대박을 쳤다. 주인공은 숙취해소 음료 회사 '모어랩스'의 창립자인 이시선 대표(29)다. 한국판 숙취음료를 미국인들에 맞게 개발해 상품으로 내놓자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테슬라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활동했던 그는 2017년 8월 '모어랩스'를 창립한후 모닝 리커버리를 내놓은뒤 불과 3개월만에 100만달러실적을 올렸다. 실리콘 밸리의 창업방식이 적용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한 그는 지난해 매출 1000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 목표 2000만 달러도 쉽게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제 본격적인 사세 확장을 위해 LA 진출을 선택했다. LA 한인타운 미드윌셔 중심부에 새로운 둥지를 튼 이 대표를 만나봤다.

"숙취로 고통받는 것은 한국인이나 미국인이나 마찬가지죠. 막상 상품을 내놓고 보니 미국인들이 더 좋아하네요."

9살때 부모와 함께 캐나다로 이민온 이 대표는 캐나다 워털루대에서 시스템공학을 전공한후 미국으로 건너와 실리콘 밸리의 페이스북, 우버, 테슬라 등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그가 숙취해소 음료를 처음 접한건 지난 2016년 한국에서였다. 그에게 한국의 숙취해소 음료 경험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난생 처음 접해보는 숙취 해소 효과에 큰 자극을 받은 그는 당시 근무하던 테슬라를 그만두고 2017년 8월 미국에서 숙취해소음료 회사를 시작하게 된다.

▶독특한 사전 마케팅 호응

실리콘밸리 IT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그가 창업을 앞두고 벌인 사전 마케팅도 독특했다. 출시전 소비자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상에서'모닝 리커버리'시제품을 5달러에 판매해 2000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시장 조사가 끝난 후 2000 달러를 모두 환불해주는 방식이었다. 반응이 안좋을리가 없었다.

곧바로 그는 숙취 해소 물질 분야 전문가인 USC 징 리앙 박사의 도움을 받아 간 해독에 좋은 '헛개'성분을 이용한 원료를 받아 샘플 제조에 들어갔다. 샘플 제조 공장을 찾기 위해 파이버(fiver·돈을 주면 원하는 것을 찾아주는 사이트) 사이트에서 공장 8군데를 찾아, 이 중3곳과 계약을 맺고 샘플 제작에 성공하게 됐다.

이후, 회사 지인 등 주변인들에게 샘플들을 소개했고 페이스북을 통해 숙취 해소 음료에 관심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제품을 공유하면서 입소문을 타게 됐다. 팔로워가 계속 늘어나면서 순식간에 2만 명이 넘는 이들이 샘플을 요청했지만 그 수요를 맞추기가 쉽지않았다.

▶벤처기업 거액 투자 빗발

판매 수요를 책정하기 위해 그는 '크라우드 펀딩'(온라인으로 일반인에게 투자금을 받거나 출시 전 상품을 돈을 받고 미리 파는것)사이트 '인디고고'에 제품을 올렸고 3주만에 25만 달러 상당의 주문이 쏟아졌다. 이때부터 그는 대박을 예감했다.

2017년 8월 창업한 그의 회사 '모어랩스'는 창업한 지 3개월 만에 100만 달러, 1년 반만에 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성장 가치를 인정받은 모어랩스는 알토스벤처스, 슬로우 벤처스 등으로부터 8백만 달러의 투자를 받게됐고 시장가치도 급상승하며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모어랩스는 이미 '유니콘(10억달러 이상 가치를 지닌 비상장 기업)후보'로 꼽힐 정도로 성장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22명의 직원을 보유한 모어랩스는 올해 매출 목표가 2000만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연구였지만 그가 모어랩스를 창립하며 성공하기까지에는 실리콘 밸리의 '창업방식'이 한 몫했다. 창업의 요람인 실리콘 밸리 지역에서는 단기간에 개발부터 출시, 유통에 이르는 사업 추진이 가능했고 온라인을 통해 고객의 수요 확인 및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진 후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빠른 실행력이 성공 비결"

"미국의 온라인, 오프라인을 모두 장악한 기능성 음료 업체가 되고 싶다"는 이대표.

5월에는 집중력 향상 음료 '포커스'를 비롯해 스트레스나 불안 장애를 줄여주는 음료 등 모어랩스 제품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부담 없이 시작했고, 처음해 보는 일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계속 부딪히면서 해결했다"며 "'빠른 실행력' 때문에 성장 할수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두 나라의 문화를 모두 이해할 수있다는 것은 그에게 더없는 자산이었다. 한인 1.5세 청년이 한국의 숙취해소 문화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 시스템을 접목해 만들어낸 쾌거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