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분석 / 바이든 성추행 논란]

지지자들 "친절하고 따뜻한 성품, 애정어린 행위"
"당사자가 불편함 느꼈다는 사실이 중요" 반론도
민주당 대선 경쟁 후보들 '뜻밖의 호재'에 미소

최근 잇따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에 대해 '정많은 할아버지'로 볼 것이냐 소름끼치는 음흉한 아저씨, 소위 '개저씨'로 볼 것이냐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일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우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올 것이 분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민주당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랜 기간 민주당에 기부를 해와 수년간 여러 차례 바이든 전 부통령을 만나온 수지 톰킨스 부엘(76)은 그에 대해 "친절한 할아버지일 뿐"이라면서 "그가 악수하고 손잡고 이런 것을 해오긴 했지만 천진난만하고 애정어린 행위였다"고 말했다. 부엘은 나는 "다른(나이든) 세대"라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그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손을 잡고 안고 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것(정많은 행동)이 배척되는 걸 보는 게 싫다"고 말했다.

유엔주재 미국 대사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라이스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 경험상 그(바이든 전 부통령)는 여성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다. 나는 그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다. 나는 항상 그의 친절과 따뜻함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데브 코지코우스키 매사추세츠 민주당 부의장은 '세대간의 깊은 단절'이 문제라면서 오늘날의 행동 규칙에 대해 더 폭넓은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된 문제 중 일부는' 문제가 안 된다'고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해 온 행동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64)는 "바이든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매우 따뜻하고 촉각을 중시하는 성격이라는 것을 안다"고 했다. 그는 "그것은 음탕함이 아니라 그냥 그의 스타일이다. 지금 문제가 된 것은 그와 대부분의 사람들이 괜찮다고 생각했던 행동들이 지금은 다른 시간과 다른 렌즈를 통해 판단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예전부터 여성들에게 선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수준의 스킨십을 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곤 했다. 2016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허리를 15초간 꽉 끌어안는 모습은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세련된 매너에다 '워싱턴 마당발'인 바이든을 옹호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의 부인 스테파니 카터가 대표적이다. 바이든은 카터 장관 취임식에서 스테파니의 어깨에 두 손을 얹고 주물렀다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스테파니는 "지지를 보내기 위해 바이든이 손을 얹은 것"이라고 두둔했다. 바이든을 추격하는 민주당 후보들은 뜻밖의 호재에 미소를 감추기에 바빴다. 바이든에 이어 여론조사 2위를 달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측은 "바이든에 대한 의혹은 심각한 것"이라며 파장 확산을 기대하는 눈치다.

또다른 경쟁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첫번째 폭로자인 루시 플로레스 전 네바다주 부지사 후보를 향해 "플로레스를 믿는다"고 두둔한 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의혹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30년 동지 펠로시,'나쁜손' 논란에
"감기든 것처럼 행동해라"

바이든에 따끔한 일침
"출마 자격엔 문제 없어"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의 오랜 동지인 낸시 펠로시(79) 하원의장이 그에게 따끔한 충고를 했다.

펠로시 의장은 2일 미투(me too) 움직임으로 곤욕을 치르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스트레이트 암(straight-arm·팔을 쭉 뻗는) 클럽'에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여성과 신체접촉 논란을 피하려면 적어도 팔을 편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나는 스트레이트 암 클럽 회원이다. 마치 감기에 걸린 척한다"라며 "바이든도 감기든 것처럼 행동하라"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30년 넘게 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터운 사이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직 시절에는 하원의장과 부통령으로 호흡을 맞추며 국정 운영을 이끌었다.

펠로시 의장은 "나는 바이든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내 손자 손녀들은 바이든을 사랑한다"며 "그는 아이와 어른,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사람이다. 그는 그런 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둘러싼 논란이 그의 대선 출마 자격을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큰손'블룸버그 대선 불출마 번복?

바이든 거취 변수

2020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마이클 블룸버그(77·사진) 전 뉴욕시장이 마음을 바꿔 다시 출사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 주자로 꼽혀온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논란으로 공식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 후원그룹의 '큰 손이자 잠룡으로 분류돼온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달 5일 "본선에서는 트럼프를 꺾을 것이라고 믿지만, 주자들이 붐비는 민주당 경선에서 후보로 지명되는 것이 어렵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만약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만약 출마하지 않게 될 경우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 기업 블룸버그통신 창업주인 블룸버그 전 시장은 5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거부이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저지를 위해 직접 주자로 나서 경선에 뛰어들지 아니면 본선에 진출할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원사격할지를 놓고 고심해 오다 불출마로 기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