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장사?…"아마존 설립 나도 공헌"

[화제인물]

남편 제프 사업 구상할 때 옆에서 2800마일 운전
프린스턴 졸업후 등단 소설가 출신, 1993년 결혼
"내 최선의 선택은 남편의 모험에 함께 뛰어든 것"

세계 최고 부호 제프 베이조스(55)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이혼하면서 벼락부자가 된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48)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모의 TV 앵커와 바람이 난 남편과 헤어진 그녀는 이혼 조건으로 남편인 제프의 전재산 1310달러 중 4분의 1인 358억 달러를 받기로 했다.

매켄지는 아마존 전체 지분의 4%를 보유하게 됐고 제프,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와 함께 3대 주주로 오르게 된다. 다만 지분의 의결권은 제프에게 남겼다.

아마존에 대한 제프의 지배력은 별 타격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켄지는 로레알 창업자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로, 월마트 창업자의 딸 앨리스 월턴, 초콜릿 업체 마스그룹의 상속녀 재클린 마스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재산이 많은 여성 부호가 됐다.

일각에선 매켄지의 이같은 행보를 '결혼 장사'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켄지는 아마존 설립 당시 남편 제프 못지않은 공헌을 한 인물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한다. 제프와 매켄지는 1992년 미국 뉴욕의 헤지펀드인 D.E쇼에서 만나 1년 후인 1993년 결혼했다

매켄지는 아마존 사업 초기 회계를 책임지고 도서 주문과 출하 작업 등을 담당하던 인물이다. 제프가 뉴욕에서 시애틀까지 장장 2800마일 넘는 길을 달리며 아마존 사업 구상을 할 때 차를 운전한 이가 매켄지였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소설가인 매켄지는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짓는 데에도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켄지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나에게 '비즈니스맨'기질은 별로 없지만 남편의 열정적이고 흥미로운 생각들에 귀 기울였다"며 "제프가 모험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동반자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모험에) 함께 뛰어드는 것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 초창기에 매켄지는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했다"며 "그는 아마존을 작은 온라인 도서판매 사이트에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변신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녀의 직업은 소설가다. 프리스턴대를 졸업한 매켄지는 2005년에 '루터 올브라이트의 시험(The Testing of Luther Albright)'으로 등단했고 2013년 소설 '함정들(Traps)'을 집필했다. 프리스턴대에서 매켄지를 가르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은 그를 가리켜 "내 문예창작수업을 들은 학생들 중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모리슨은 매켄지의 데뷔작에 대해서도 "희귀할 정도로 정교한 소설"이라고 찬사했다.

아마존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우뚝 선 뒤 매켄지는 사업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서 소설 집필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The Everything Store)'을 쓴 브래드 스톤은 "매켄지는 확실히 사업보다 문학에 열정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