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2017년 총선 승리 파란 쿠르츠 총리 러시아 재벌 연루'부총리 부패 스캔들'로 1년 반만에

'정부 사업권 거래'모습 찍혀 정부 불신임 초래
정치권 혼란 속 "다시한번 총리직에 도전할 터"

세계 최연소 국가 정상으로 화제를 모은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사진)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오스트리아 하원이 쿠르츠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기 때문이다. 연립정부 파트너의 부패 스캔들로 촉발된 정국 혼란이 정부 불신임까지 이어진 것이다.

쿠르츠 총리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자신의 불신임을 막지 못했다. 오는 9월 진행될 조기총선에서 쿠르츠는 다시 한번 총리직 도전 의사를 밝혔다.

CNN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에서 총리가 의회의 불신임 투표 가결로 물러난 것은 1945년 이후 처음이다. 총리가 물러나면 오스트리아 헌법에 따라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이 임시 내각을 꾸려야 한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연정 해산 후 쿠르츠 총리에게 9월에 조기총선을 치르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9월 총선 전까지 오스트리아 정부는 석 달짜리 임시 내각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날 저녁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하르트비히 뢰거 부총리를 총리로 임명하고 내각을 해산하겠다"며 "임시 내각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기존 장관들이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1986년 8월생인 쿠르츠 총리는 2017년 총선에서 우파 국민당을 제1당으로 올려놓으면서 전 세계 최연소 정상에 올랐다. 그는 총선 승리 후 전통적인 연정 파트너였던 사회민주당 대신 난민 문제에 강경한 극우 성향인 자유당을 연정 파트너로 선택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그의 총리직 사임을 유도한 결정이 됐다. 자유당 당수이자 부총리였던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가 지난 17일 러시아 재벌 조카라는 여성에게 정부 사업권을 줄 테니 재정적 후원을 해 달라고 거래하는 모습이 찍힌 6분짜리 영상이 공개되자 사퇴했다. 이 영상이 공개된 뒤 오스트리아 정치권은 혼란에 빠졌다.

슈트라헤 부총리가 책임지고 부총리직에서 사임하자 쿠르츠 총리는 연정을 해산하고 자유당 소속 장관을 모두 내각에서 내쳤다. 이에 자유당이 발칵 뒤집혔다. 자유당은 쿠르츠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안을 꺼내 들었다.

여기에 제1야당인 사민당도 연정 해산의 책임을 묻겠다며 동참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쿠르츠 총리와 그의 내각이 '스캔들'로 1년 반 만에 물러나게 됐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불신임 투표 가결 이후 쿠르츠 총리는 다시 한번 총리직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단독정부 구성 의지도 피력했다. 쿠르츠 총리는 "의회는 오늘 결정했지만 시민은 9월 민주주의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나는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