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삶의 질 상위 8개주 '反트럼프', 하위12개주 '親트럼프'

뉴스진단 / 컨설팅사 맥킨지 평가 보고서

1위 워싱턴, 2위 뉴햄프셔, 3위 미네소타…가주 19위
'최악의 주'는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미시시피 등 순
의료·인프라 등 8개 부문 70개 항목 5만명 대상 조사

미국 50개 주(州) 중 '최고의 주'는 어디일까. 바로 워싱턴주다. <표참조>

시사지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와 컨설팅사 맥킨지가 최근 발표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에 친화적인 주가 경제지표는 물론 복지·교육 등 모든 면을 끌어올리는 동반 효과를 올리고 있었다. 순위를 보면 1위 워싱턴주에 이어 2위는 동북단 뉴햄프셔주, 3위는 중북부 미네소타주가 꼽혔다.

다음은 유타, 버몬트, 메릴랜드, 버지니아, 매세추세츠, 네브라스카, 콜로라다주 등이 톱 10에 진입했다. 캘리포니아는 19위에 올랐다.

반대로 올해 '최악의 주는 남부 걸프 연안에 나란히 이웃한 루이지애나(50위)주와 앨라배마주(49위) 미시시피주(48위) 순이었다. 모두 흑인 노예제 전통으로 인종·계층 갈등이 남아 있고 산업 기반 발달이 늦어진 주다. 루이지애나주는 이 조사가 실시된 2017년 이래 3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그외에 웨스트 버지니아, 뉴멕시코, 아칸소, 알래스카, 오클라호마, 사우스 캐롤라이나, 펜실베니아주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순위는 민생에 밀접한 의료·교육·경제·인프라 부문에 가장 많은 가중치를 두고 기회 균등, 재정 안정성, 범죄 예방, 자연환경을 더한 총 8개 부문 70개 항목에 대해 공식 통계와 국민 5만명 조사를 근거로 도출한다. 주별 특장점은 있지만 '살기 좋은 주 랭킹'으로 봐도 무방하다.

태평양 연안의 워싱턴주는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5.7%로 50개 주 중 1위를 차지하는 동시에 교육·의료·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최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미국 평균보다 1만달러 이상 높은 7만달러였고, 보험 미가입률도 8.8%로 평균(13.8%)보다 훨씬 낮았다.

워싱턴은 풍부한 수력 발전을 토대로 일찍부터 공업·농업이 모두 발달했으며, 현재 미국 주력 수출 분야인 항공우주·방위산업의 거점이다. 보잉사(社)가 워싱턴 내 단일 기업으론 최대 인력(13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코스트코 본사도 이곳에 있다. 워싱턴이 지난해 종합 랭킹 6위에서 1위로 뛰어오른 것은 천혜의 기후 덕에 미래 먹거리인 재생에너지 관련 연구와 투자가 급성장한 덕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경제 매체들은 종합 랭킹 15위 이내 주들의 공통점으로 '규제와 세금, 반(反)기업 정서가 적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반면 하위권 주들은 경제와 복지의 '동반 실패'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패턴이 뚜렷했다. 꼴찌 루이지애나주의 1인당 GDP는 워싱턴주의 절반도 안 됐고 일자리 증가율은 마이너스였으며 교통 인프라부터 사회적 평등, 주민 비만율(36.2%)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가 최악의 정책 실패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인종·성 차별과 빈부 격차가 심한 남부에선 바로 지금도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낙태금지법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 시위가 이웃 루이지애나주 등으로 번지고 있다. '차별과 증오'의 정치가 민생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조사결과와 관련 뉴욕매거진은 '최고의 주와 트럼프 지지는 반비례 관계'란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상위 10개 주중 유타·네브래스카주를 제외한 8곳은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진 곳, 하위 13개 주 중 뉴멕시코주를 제외한 12곳은 트럼프가 이긴 곳이었다. 트럼프는 최대 치적으로 경제 호조를 꼽지만 이는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지)'가 이끈 전체 지표 개선일 뿐 정작 텃밭인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는 경제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얘기다.

의료부문 하와이 1위
교육 '플로리다' 이변

이번 조사에서 가장 가중치가 높은 의료 분야에선 하와이와 매사추세츠주, 코네티컷주가 1~3위를 차지했다.

교육 분야에선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이 몰린 매사추세츠주와 명문 중·고교가 많은 뉴저지주가 1~2위 그리고 플로리다주가 3위를 차지했다. 특히 대학 고등교육에 한정하면 남단 휴양지인 플로리다주가 1위였는데, 주립대학들 규모와 정부 지원, 졸업생의 조기 사회 정착률 등이 전국 최고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