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생일맞은 오르반 총리 유람선 침몰 후 생각없는 돌출 행동 '뭇매'
"희생자 애도 시간에 불꽃놀이 생일잔치" 의혹도 …경찰은 부인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는 유람선 '허블레아니'침몰과 관련된 스캔들이다.

유람선 허블레아니 침몰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이틀 뒤인 지난 5월 31일 저녁 부다페스트 부다성 부근 불꽃놀이에 대해 헝가리 현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오르반 총리의 56번째 생일 날이었다. 또 5천만 유로(한화 664억)를 쏟아부어 개조한 그의 새로운 관저 카르멜리트 수도원은 불꽃놀이가 있었던 부다성에 포함돼 있다.

많은 시민들은 수요일 허블레아니 침몰로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슬픔에 잠기고 애도하는 도중에 있었던 금요일 밤 불꽃놀이는 아주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시민이 '미친 행동'이라며 격분했다.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비판 여론은 현지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

현지 온라인 매체 프로펠러(Propeller)는 "성에서는 불꽃놀이, 헬리콥터는 지상에, 희생자를 품은 다뉴브강"이라는 제목의 6월 1일자 기사에서 이러한 '불꽃놀이 생일잔치''의혹을 보도했다.
이같이 여론이 들끓자 부다페스트 경찰국(BRFK)이 "시간과 장소가 다르며"며 의혹을 부인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오르반 총리에 대한 비난은 그치지 않았다. 한 시민은 "만약 이것(총리의 불꽃놀이)이 사실이라면, 그는 헝가리 국민과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이다"라고 못박았다.

문제는 그것 뿐이 아니었다.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오르반 총리의 생일이던 5월 31일, 다뉴브강을 배경으로 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이 그의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온라인 매체 히렉(Hirek)은 "생일날 선박사고 현장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며"라는 6월 1일자 기사에서 총리의 부적절한 행동을 비난했다. 기사는 "그래. 뒷배경으로 다뉴브강이 있다"라고 대문자로 강조하기도 했다. 또 "거기엔 희생자의 유해가 있고, 현재 전문가와 군인 및 다국적 잠수사들이 수요일의 참사로부터 유해를 찾고 선체를 인양하려 무지 애쓰고 있는 구역이다"며 날카롭게 쏘아부쳤다.

2010년 첫 수상 직에 오른 뒤 현재까지 4차례에 걸쳐 연임한오르반 총리는 그동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수많은 돌출행동으로 '헝가리의 트럼프'라는 별명의 악명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