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낙상은 '유행병, 美 사망자 16년새 3배나 급증

[건강뉴스]

65세 이상 3명중 1명 낙상 경험 "노인 삶 절망"
한인 고령층 가장 많이 발생 사망원인 중 하나
'오피오이드'등 진통제 복용 사고 위험 부채질

노인들 사이에 낙상 사고가 마치 유행병처럼 확산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인들의 낙상 사고는 늦은 밤길에서부터 화장실에서, 또한 야외 활동 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급작스럽게 발생하고 있다.

의학지 '미국의사협회 저널'(JAMA) 최신호에 따르면 75세 이상의 미국 낙상 사망자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8천613명에서 2만5천189명으로 약 3배로 늘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 비율은 10만명당 51명에서 122명으로 배 이상으로 늘었다.

별도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2017년 75세 이상 미국인 낙상 사망자는 2만6천440명으로 나타나 이런 추세는 지속하고 있다.

플로리다대학 노화연구소의 마르코 파호르 소장은 JAMA 논설을 통해 "대략 65세 이상 3명 중 1명꼴로 매년 넘어진다"며 "낙상은 어쩌면 노인들에게 비극적이고 삶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파호르는 이어 "낙상은 노인들 간에 최근에 주로 나타나는 유행병"이라고 덧붙였다.

낙상은 죽음의 위험을 초래할 뿐 아니라 엉덩이와 무릎, 발목 골절을 부르고, 이들 골절은 입원과 의존성 심화, 신체적 재활, 장기적인 의욕 및 정신건강 문제까지 악순환을 예고하기도 한다.

의사 겸 작가인 아툴 가완데는 자신의 저서에서 엉덩이 골절을 겪은 5명 중 1명은 결코 다시는 걷지 못한다고 밝혔다.

낙상 급증 현상에 대해 노인병 전문의들은 몇 가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오늘날의 노인들은 과거보다 더 활동적이고, 덩달아 낙상 위험도 크다.

또 근육 약화로 이어지는 노인 비만 인구의 증가도 한몫한다.

하지만 노인병 전문의들이 주목하는 것은 만성질환 치료에 쓰이는 약품 이용의 증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CDC의 엘리자베스 번스는 "불행하게도 몇몇 약품은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번스는 "향정신성을 포함한 몇몇 약은 시력 장애, 정신착란, 졸음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실제로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opioid)와 같은 일부 약의 이용은 최근 수년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노인병 학자는 낙상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며 효용성이 떨어진 일상적인 처방 약 복용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대해 서울메디칼 그룹 소속 이영직 내과전문의는 "한인 노인들에게도 낙상은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사고"라며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망 원인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낙상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 중 척추압박골절 수술을 요하는 환자가 일주일에 1~2명될 정도로 많다"며 "젊었을때부터 운동이나 걷기 등으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