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4%가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렬시 주한미군을 감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 없이도 한국 홀로 북한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도 56%에 달했다.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미국 싱크탱크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공개한 '한국인은 한미동맹에 긍정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둔국 지원 요구에는 반대한다'는 제목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한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92%가 미국과의 동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63%는 한미동맹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고 평가했다. 26%는 주로 미국이 이익을 본다고 답했고, 8%는 한국이 주된 수혜자라고 했다.

주한 미군에 대한 지지도 역시 높은 편이었다. 응답자의 74%는 주한 미군 장기 주둔을 지지했고, 87%는 미군 주둔이 한국 안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봤다.

그러나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대해선 곧이 곧대로 응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94%로 압도적이었다. 이들 중 26%는 증액을 거부해야 한다고 했고, 68%는 미국이 요구한 약 5조5000억원(47억달러)보다 낮은 금액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