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못마시고, 아이폰 못사고…랍스터도 못먹게 되나?

지구촌

中 공장 가동 중지로 세계 과반 기업 타격
항구 떠나는 선박 90% 감소, 공급망 차질
"전세계 자재 공급 네트워크 구축 되레 독"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세계 공급망을 크게 흔들고 있다. 기업들이 전세계에 자재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 오히려 부실의 위험성을 키웠다는 회의론도 불거진다.
25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실적 발표를 한 미국 364개 기업 중 한번이라도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한 기업은 38%에 달한다.

리서치업체 팩트셋은 과반에 달하는 기업이 중국 공장 가동 중지로 인한 공급차질을 크게 우려했는데, 특히 IT(정보기술)과 건강관리 부문에서의 우려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을 비롯해 코카콜라, 중국 서드파티 판매자 비중이 큰 아마존, 스마트 칫솔, 랍스터까지 중국 공급망 차질에 재고로만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포린폴리시(FP)는 "중국의 항구를 떠나는 선박은 90% 감소했다"고 했다.

이날 코카콜라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으로부터의 인공 감미료 수입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제로콜라와 다이어트콜라 등의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올 1분기 음료 매출이 2~3%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금융기업 UBS는 이날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 중국 공장 가동이 지지부진하면서지난달 아이폰 생산이 전달대비 10% 넘게 줄었을 것으로 봤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요는 28%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폭스콘은 지난 10일 부터 정저우 공장을 비롯해 이튿날엔 선전 공장을 가동했지만 인력의 10%만이 복귀한 상황이다. 폭스콘은 인력 부족에 직원들에게 인당 3000위안을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지난 24일부터는 7000위안까지 인센티브를 상향했다.

이밖에 컴퓨터 제조업체인 휴렛팩커드(HP)부터 화장품업체 에스티로더, 여행관련업체 익스피디아, 식품업체인 제너럴밀스와 장난감업체 해즈브로, 가구업체 이케아 등도 중국발 공급 차질로 인한 올해 목표 실적 달성 전망이 어둡다고 밝혔다.

중국발 코로나 타격은 글로벌 대기업 뿐만 아니라 홍콩 시계 제조업체, 미국의 보드게임 제조사, 뉴질랜드의 랍스터 공급까지도 차질을 빚게 만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의 고급 시계인 메모리진 와치는 중국에서 수백개의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생산을 멈췄다. 뉴질랜드에선 중국의 수입 취소로 150~180톤에 달하는 랍스터를 잡았다가 일부 방류하기도 했다. 보관장소가 부족해서다.

미국 보드게임 업체 레니게이드는 중국 상하이와 선전 주변 공장들로부터 재료를 공급받지 못하면서 2~6주 출시를 미루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발 공급 차질로 기업들은 다른 국가로부터 대체 수입을 노리고 있지만 전세계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시간에 가까운 전세계 공급 네트워크 구축이 기업들의 효율성을 올리는 한편, 재난 사태땐 리스크를 키우는 독이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