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제동물보호단체 "쇠사슬 묶인 원숭이 착취" 폭로
유럽·美 불매 운동 확산…당국 "학대는 없다" 부인


국제동물보호단체의 '원숭이 학대' 폭로로 태국 코코넛 관련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태국 정부까지 나서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코코넛 관련 제품 수출 타격은 물론, 국가 이미지 추락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동물의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 아시아 지부는 3일 펴낸 보고서에서 원숭이들이 강제로 코코넛 열매 채취에 이용되는 8개 농장을 찾아가 이들이 학대받고 착취당하는 장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PETA 측은 원숭이들이 새끼 때 자연에서 잡혀 온 뒤 쇠사슬에 묶여 생활하면서 강제로 코코넛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따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PETA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폐타이어에 연결된 쇠사슬에 묶인 채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거나, 몸도 제대로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좁은 우리에 갇힌 원숭이 모습 등이 담겨있다.

또 송곳니를 빼면 죽을 때까지 원숭이를 부릴 수 있다는 농장 관계자의 발언도 담겨, 강제 노동을 위해 원숭이의 송곳니를 빼는 일이 이뤄져 왔음도 시사했다.

PETA측은 조사 내용을 지난 수 개월간 관련 업체들과 공유했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 등의 1만5천여 개 점포가 원숭이 강제 노동과 관련된 태국산 코코넛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태국 상무부는 "학대는 없다"고 부인하고 외교단을 초청해 직접 실상을 확인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