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논쟁 부추긴 난치병 환자 촉탁살인 파문

일본
루게릭병 환자에 극약
의사 2명 살인죄 체포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난치병을 앓는 환자에게 의사들이 약물을 투여해 숨지게 한 사건이 일본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사망한 환자가 "돈을 줄 테니 나를 죽여달라"고 의사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요청했던 정황이 드러나 안락사 논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해 의사 2명이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을 앓던 여성 환자 A(당시 51세)씨에게 약물을 주입해 사망하게 한 사건과 관련, "숨진 여성이 의사들에게 먼저 금액을 제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27일 보도했다.

지난 23일 촉탁살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오쿠보 요시카즈(42)와 야마모토 나오키(43) 등 의사 2명은 지난해 11월 30일 교토시의 A씨 아파트에서 사실상 전신마비 상태에 있던 A씨의 부탁을 받고 몸에 약물을 주입해 숨지게 했다.

경찰이 A씨의 컴퓨터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A씨가 오쿠보에게 "돈을 지불해서라도 죽고 싶다"고 반복해서 자신의 목숨을 끊어 줄 것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오쿠보는 지난해 11월 A씨에게 야마모토의 은행계좌 정보를 전달했고, A씨는 같은달 21일 50만엔, 23일 80만엔 등 총 130만엔(약 1470만원)을 입금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의사가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사망 시기를 극약 등을 써서 앞당기는 '적극적 안락사'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