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항 폭발로 호화 저택 파괴, 간신히 몸만 피해


레바논

지난해 말 일본에서 횡령 혐의 등으로 억류됐다 레바논으로 몰래 탈출한 카를로스 곤(사진) 전 르노·닛산 회장이 한마디로 '노숙자 신세'가 됐다고 일본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일본 데일리 겐다이 디지털은 지난 4일 베이루트항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로 폭발 현장에서 약 5km 떨어진 곤 전 회장의 현지 호화 저택도 완전히 파괴됐으며 그는 교외로 간신히 몸만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앞서 곤 전 회장의 아내는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족은 안전하지만, 집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AFP 통신은 곤 전 회장의 자택을 방문해 유리창과 건물의 한 쪽 외벽만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매체가 주장하는 대로 곤 전 회장의 건물이 손상을 입긴 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곤 전 회장의 측근들도 이 보도에 정면 반박했다고 프랑스 언론 등은 전했다.

브라질 태생으로 레바논계 혈통인 그는 베이루트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일본에서 도망친 뒤로는 줄곧 베이루트의 호화 저택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곤 전 회장이 상황이 악화한 레바논에서 재탈출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겐다이 디지털의 분석이다. 이스라엘·시리아·터키 등이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전쟁 등의 상황으로 탈출 루트로는 마땅치가 않다. 터키는 이미 곤의 일본 탈출을 도운 일행 7명을 억류하고 있다.

한편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곤 전 회장은 작년 12월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