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페라로·페일린 이어 美 역사상 세번째 女부통령 후보 초미의 관심

뉴스분석

사망·면직등 대통령 유고시 ‘승계 1순위’

77세 고령 바이든 나이 맞물려 시선집중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이 민주당에서 두번째로, 미 역사를 통틀어서는 세번째로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앞서 민주당의 제럴드 페라로 전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선출했지만, 백악관 입성에는 실패했다. 이제 관심은, 첫 여성 부통령이란 타이틀 외에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이 탄생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미국 언론이 ‘최초 흑인 여성’이라는 상징에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에서 부통령은 실질적인 역할보다는 대통령을 보완·보조해주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

각종 국가자문회의 의장과 상원의장을 겸임하지만 평상시 존재감이 부각될 일이 별로 없다. 상원 의결 시 찬반 동수일 때만 투표권이 주어져 그런 역할이 있는 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조지 클린턴 부통령과 엘브리지 게리 부통령의 사망, 존 캘훈 부통령의 사임 이후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씩이나 부통령 자리를 비워둘 수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임기 도중 사망하거나 면직, 사직 또는 직무수행이 어려울 때 대통령 자리 승계 1순위라는 점에서 부통령이란 자리를 결코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존 바이든이77세의 고령이라는 점에서 해리스 후보의 존재감이 돋보이고 있다. 게다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통령이었다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된 조 바이든의 사례가 보여주듯, 부통령은 ‘차기 대통령’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기도 한다.

존 애덤스(1789∼1797년)를 시작으로 마이크 펜스(2017~현재)까지 미국에는 지금까지 48명의 부통령이 있었다.

대통령의 사망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하거나 부통령을 지낸 뒤 선거로 대통령에 오른 부통령은 존 애덤스와 토머스 제퍼슨, 앤드루 존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린든 존슨,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조지 H. W. 부시 등 14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1973년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의 사임으로 부통령에 지명됐던 제럴드 포드는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함으로써 대통령직을 승계한 경우다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돼 ‘잠깐’ 권한대행을 맡았던 이들도 있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 초기 암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부통령이 8일 동안 권한대행을 맡았던 게 한 예다. 아들 부시도 대통령 취임 뒤 2002년과 2007년 두차례 대장내시경 검사차 딕 체니 부통령에게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