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아니라 실망" 쓰레기통에… 뿌리깊은 남아선호 사상, 매년 영아 10만명 유기

중국

전국에 '유기 신생아 보호소' 설치 대처
취지와 달리 되레 유기 폭증 운영 중단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갓 태어난 친딸을 쓰레기통에 버린 부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중국 봉황망은 동관시에서 20대 부부가 신생아를 쓰레기통에 유기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난 3일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9시경 중국 광둥성 중남부 동관시의 한 아파트 인근 쓰레기통에서 주민 한 명이 천에 싸인 갓난아기를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기는 천에 덮인 채 주위에는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았다.

아기가 움직이는 등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주민은 경찰에 서둘러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은 아기를 병원으로 빠르게 이송했다.

이후 경찰은 CCTV를 토대로 영아를 유기한 용의자를 특정했다. 이날 새벽 아기를 안은 한 남성이 쓰레기통 인근에서 포착된 후 다시 집으로 되돌아갈 때는 아기를 안고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날 밤 10시경 장 씨(24)와 이 씨(21) 부부의 집에 들이닥쳤다. 두 사람은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미 두 딸을 두고 있는 이 부부는 이날 새벽 1시경 아기를 출산한 뒤 세 번째도 딸 이라는 사실에 유기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편이 좋지 않아 3명의 자녀를 키울 여유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에 급속한 성 개방 영향으로 미혼모까지 급증하면서 영아유기가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NHFPC) 자료를 인용해 매년 중국에서 버려지는 영아가 1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여자아기 혹은 장애가 있는 아기이며, 70% 이상이 사망한다.

영아유기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중국 민정부는 2013년 전국 10개성 25곳에 유기 신생아 보호소를 세웠다. 이른바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놔두고 초인종을 누르면 얼마 후 직원이 거두는 방식으로 부모 익명성도 보장했다. 하지만 애초 취지와 달리 도리어 영아유기가 폭증해 보호소 운영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