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수도권 누적 7천845명…대구 7천47명보다 많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국내 누적 확진자가 2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8명 늘어 누적 1만9천947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확진자 증가 추세라면 하루 뒤인 9월 1일에는 2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올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약 7개월만, 정확히는 225일만에 2만명을 넘게 되는 셈이다.

확진자 증가세는 이달 14일 수도권의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이후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지난 14일부터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332명→397명→266명→280명→320명→441명→371명→323명→299명→248명으로 무려 18일째 세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에 발생한 신규 확진자를 모두 합치면 5천177명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의 4분의 1 이상(26.0%)에 달한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이미 대구의 누적 확진자 수를 뛰어넘었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의 누적 확진자는 서울 3천867명, 경기 3천260명, 인천 718명 등 7천845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 2∼3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여파로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던 대구(7천47명)보다 798명이나 많은 것이다.

수도권에 더해 비수도권에서도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확진자 수는 매일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 전파 속도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코로나19 유행 전파 속도가 둔화하지 않고 새로운 집단발생으로 이어지며 교회, 식당, 카페, 체육시설 등 우리 일상 곳곳에서 감염 전파 고리가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감염 재생산지수'(전파력)를 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방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번 유행 확산세가 본격화한 8월 중순 이후(8.16∼29) 집계된 재생산지수 평균치는 1.5다. 재생산지수가 1.5라는 것은 환자 1명이 주변의 1.5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방역당국은 당초 목표했던 '통제' 상황보다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2.5단계' 조처가 시행되는 이번 주말까지 유행의 확산세를 꺾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이) 목표로 했던 것보다는 (확진자 증가가) 빠르게 진행된 면이 있다"면서 "코로나19 특성상 전염력이 높고 전파력이 빠르며 무증상 ·경증(환자)의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통제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전 (상황)에서 목표는 방역이나 의료적 대응 역량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유행을 최대한 억제해 나가는 것"이라며 "이번 한 주의 노력을 통해 통제 범위 내로 유행이 꺾기기를 바라며. 여러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