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부족 관습법 때문에 혼례 치른 15세 소년·12세 소녀
롬복섬 사삿족 "여성을 해가 진 뒤에 데려다주면 결혼해야"
"요즘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비난속 주민들 "악법도 법"

인도네시아

오후 늦게까지 데이트했다는 이유로 할수없이 결혼까지 이르게된 10대 소년 소녀 스토리가 화제다.

인도네시아 롬복섬에서 15세 소년과 12세 소녀가 데이트한 지 나흘 만에 결혼했다. '여성을 늦은 시간(해가 진 뒤)에 데려다주면 결혼한다'는 이들 부족의 관습법에 따라서다.

17일 쿰파란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롬복섬에 사는 S군(15)과 N양(12)은 지난 12일 전통 혼례를 올렸다.

N양의 부모는 최근 S군이 자신의 딸과 데이트를 한 뒤 오후 7시 30분쯤 집에 데려다주자 "해가 진 뒤 데려왔기 때문에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랑·신부 가족이 속한 사삭족(Sasak)은 '여자를 집에 늦게 데려다주면 반드시 결혼한다'는 관습법이 있다.

이 마을 촌장은 "나와 S군의 부모는 신랑·신부가 아직 어려서 결혼을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신부 측 부모가 강력히 결혼을 원했다"고 밝혔다.

S군은 "친구가 소개해준 N양은 내 첫 사랑"이라며 "아내를 부양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온라인에서 비누를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린 신랑·신부가 뚱한 표정으로 앉아 친인척과 마을 어른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리는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졌다. 현지 네티즌들은 "공부할 시기에 무슨 결혼이냐" "아이들 부모가 잘못했다" "마을 사람들은 왜 저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느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인도네시아는.
미성년자 결혼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소녀 10명 중 7명이 18세 이전에 결혼한다.
아동·여성단체들은 "10대 소녀의 임신은 유산과 조산, 저체중아 출산, 사산 등으로 이어져 건강을 해칠 수 있고 교육을 통해 능력을 향상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미성년자 혼인 반대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지난해 인도네시아 여성의 법정 혼인 최저연령이 16세에서 19세로 상향됐다. 하지만 여전히 법률과 관계없이 부모들이 요구하면 종교 당국 승인하에 미성년자들이 결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