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승리 주장 초유의 사태…지더라도 불복 '혼돈의 상황'
최대 경합주 펜실베니아 우편투표 250만표 개표 수일 걸려
트럼프, 전면소송 예고, 바이든 측 "선거 소송 한달은 갈 것"

일부 경합주의 개표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각자 승리를 주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어느 한쪽도 쉽게 승복하기 어려운 혼돈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인 4일 새벽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영되지 않은 투표를 뒤늦게 반영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우리는 막을 것이고 연방대법원으로 이번 문제를 가져갈 것"이라면서 사실상 불복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관련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측이 수천명의 변호인단을 꾸리고 2000만달러를 소송 비용으로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미시간·위스콘신 등 경합주 6곳이 소송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펜실베이니아는 이미 우편투표를 놓고 소송전이 한창이다.

현지 법원이 우편투표를 대선 후 사흘까지 개표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에 대해 공화당 측이 소송을 냈다. 현재 주 대법원과 연방 지법에서 기각했지만, 공화당은 항소법원과 연방대법원까지 소송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 측 역시 장기 소송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바이든 측은 앞서 "바이든이 대승하지 않는다면, 선거 소송이 한 달은 갈 것"이라며 "주별로 개별 소송이 제기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송이 아니더라도 최종 승자가 확정되기까지 며칠이 더 걸릴 수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4일 오전 현재 승자가 확정되지 않은 6개 경합주들의 개표 결과 확정 시점이 대선 승자 확정 시점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두 후보의 격차가 근소할 경우 전체 표를 재검토를 해야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승자는 5~6일에야 확정될 수 있다. 개표 추세를 볼 때 경합에 따른 재검표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지만, 트럼프 진영이 승자 확정을 늦추려 재검표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압승하지 못할 경우 최종 승자 결정까지는 최소 며칠이 더 걸린다. 최종 결과 집계가 가장 늦는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데, 우편투표 등의 검증 및 개표 작업을 선거 당일부터 시작한 탓에 개표가 더디다. 전체 우편투표도 250만표에 이른다.

게다가 선거 당일인 3일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의 경우 6일 도착분까지도 유효표로 인정된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6일에 가서야 최종 승자가 결정될 상황이다. 최종 승자가 바이든 후보로 결정되면, 또 한차례의 관문이 남아 있다. 우편투표 유효기간 연장을 무효화하기 위해 공화당이 제기한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8일 공화당이 제기한 유효기간 연장 무효화 요청을 반려했지만, 새뮤얼 얼리토 등 3명의 대법관은 이 문제를 선거 뒤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최종 승자가 연방대법원의 심의 뒤에야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그 때는 이랬다

20년전 부시 vs 고어
'35일'만에 당선 확정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맞붙었었던 지난 2000년 대선 때도 법정 공방이 이어지면서 당선이 확정되기까지 35일이나 걸리기도 했다.

이 당시는 플로리다가 최대 승부처였다. 선거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이 270명인데 부시가 선거인단 246명, 고어가 255명을 확보한 상황.

선거인단 25명인 플로리다의 향배가 결정적인데, 불과 1천700여 표 차 박빙 승부가 펼쳐진 것이다. 재검표 끝에 득표 차는 다시 300여 표까지 줄었고, 유효표 판정 기준 등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연방대법원이 플로리다 대법원의 판결을 뒤엎고 재검표를 그만하라고 명령해 결국 35일 만에 부시의 승리로 끝났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선거인단 선출 시한이 지났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재검표는 위헌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적의 램보'

트럼프 대통령을 '램보' 처럼 그려놓은 깃발을 든 지지자가 차를 타고 지지 드라이빙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번 선거결과에 불복 소송전을 예고 하고 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