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전문대 영작문 교수 질 바이든, "남편 대통령 되더라도 교직 지키고 싶어"

8년간 '세컨드레이디' 학습, 준비된 영부인
독립적 성격…"중대 결정 영향력 행사할 것"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부인 질 바이든(69)도 남편을 따라 퍼스트레이디로 백악관에 입성하는 꿈을 이루게 됐다. 미국 언론은 "그 어떤 전임자들보다도 영부인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을 가장 많이 했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왜냐하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 부인(세컨드 레이디)으로 지내며 퍼스트레이디였던 오바마의부인 미셸여사를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질 여사는 여러 면에서 전임들과는 다른 퍼스트레이디가 될 전망이다. 우선 그녀는 역대 최초로 본업을 따로 둔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바이든 당선자가 민주당 대선후보를 수락할 때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나는 가르침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변호사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미셸 오바마 등도 백악관 생활을 하며 일을 그만뒀지만, 질 여사는 그러지 않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2년제 전문대인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의 영작문 교수인 질 여사는 남편의 대선 운동을 돕느라 1981년 딸 애슐리가 태어난 이래 처음으로 휴직했다. 자신이 남편의 내조에 충실하지 못해 선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다면 후회가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여전히 교직으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있으며 여러차례 그 뜻을 피력했다. 그녀는 2009년 남편이 부통령이었을 때도 유급 일자리를 가진 미국의 첫 세컨드레이디였다.

웨스트 체스터대와 빌라노바대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았고, 50대 중반이던 2007년에는 델라웨어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여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일한 뒤 델라웨어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25년간 영어교수로 재직하다 남편이 부통령이 되자 현재의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필라델피아 교외에서 은행원의 네 딸 중 장녀로 태어난 질 여사는 15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 정도로 독립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박사학위 논문 발표시에도 남편의 후광이라는 선입견을 피하기 위해 바이든이란 성 대신 결혼 전 성을 사용했다.

질 여사는 남편 바이든 당선인의 선거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남편보다 오히려 활발하게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 선정을 비롯해 중대 의사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바이든 당선인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불린다. 퍼스트레이디가 되고 나서도 질 여사는 계속 이처럼 바이든의 가장 가까운 참모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남편의 참모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배우자가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참모가 되길 바라지 않나요. 그게 결혼 아닌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28년전 불륜설 복병
"바이든이 아내 뺏어"

그러나 그녀에게도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바이든 부부의 불륜 의혹이 그 중 하나다.
1975년 24세 대학생이던 그녀는 8살 연상의 바이든과 소개팅에서 처음으로 만났다고 밝혔다. 당시 바이든 당선자는 첫 부인과 사별한 이후였다고 주장했고, 질 여사 역시 이혼한 상태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동안 첫째 부인과 사별 후 아내를 만났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질 여사의 전남편인 빌 스티븐슨은 최근 "두 사람(조 바이든과 질 바이든)이 소개팅에서 만났다는 건 완전한 날조"라며 "바이든이 내 아내 질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1972년 질이 바이든의 선거 캠프에 합류한 뒤 불륜으로 관계가 시작됐다는 얘기다. 그는 "나는 누구도 해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사실은 사실대로 밝혀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