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속도’ 코로나19 종식이 보인다

화이자 이어 모더나 낭보…올 안에 FDA 긴급사용 승인 기대감 쑥

통상집중분석/‘코로나 백신 어디까지 왔나’

5~10년 걸리는 개발, 1년만에 쾌거

“심각 부작용 無” 조기 상용화 희망 높여

코로나19 예방백신 개발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미국 모더나와 국립보건원(NIH)이 공동개발 중인 백신이 95%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3상 최종 결과를 내놓으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앞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도 긍정적인 자체 개발 백신의 예방효과를 발표한 바 있어 이대로라면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가 출현한 지 1년 만에 이룬 놀라운 개발 속도다. 통상 백신 개발에는 5~10년이 걸린다.

일각에서 백신의 장기적 방어 효과, 다양한 연령층의 면역 여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허가 전 최종 임상단계에서 잇단 낭보는 조기 상용화의 희망을 높여준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은 유전물질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를 활용한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실용화된 적 없다. mRNA를 인체에 집어넣으면 코로나 바이러스 침투 시 항원으로 작용하는 ‘S-단백질’을 만들고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개발 속도가 빠르고 바이러스를 배양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게 장점이다. 중간결과에서 두 백신 모두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모두 2회 접종한다. 다만 모더나 백신은 28일, 화이자 백신은 21일 간격으로 접종한다.

가격은 1회 투여 기준 모더나는 32∼37달러, 화이자는 19.5달러다.

12종 백신 3상 최종 단계 진행중

고령층 반응이 열쇠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12종의 백신이 임상 최종 단계인 3상을 진행 중이다.

▶모더나와 화이자에 이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수주 내 3상 분석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회분 가격이 3파운드(약 4300원)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보다 저렴하다.

미 존슨앤드존슨은 세계 각지에서 3만명을 대상으로 3상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의 경우 임상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견돼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3상 시험을 재개했다. 선두그룹인 아스트라제카는 12월쯤 중간 분석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시노백과 시노팜(2종)은 전통 방식의 불활성화 백신에 대한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바이러스 기능을 죽이거나 약화시켜 투입하기 때문에 안전하지만 효과가 낮은 게 흠이다.

▶러시아 당국은 자체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크 V'의 예방 효과가 3상에서 92%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임상 3상을 마치지않은 상태에서 의료진, 군인등 일부에게 투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잇따른 코로나 백신의 긍정적 임상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부작용 여부 등을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WHO는 “이 백신들이 고령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 더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모더나 백신

주요국들 '입도선매'

연내 대규모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요국가들은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구매전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모더나 백신 1억 도즈를 선주문했고, 추후 5억 회분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옵션도 계약에 포함했다. 캐나다(5,600만 도즈), 일본(5,000만 도즈), 유럽연합(1억6,000만 도즈)도 백신 대량 구매 계약을 마쳤다

화이자 백신도 미국 6억 회분, EU 3억 회분, 일본 1억 2000만 회분 등 내년까지 공급 가능한 백신의 90% 정도가 이미 생산 전에 판매됐다. 주요국들은 이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존슨앤드존슨·사노피 등 다른 백신 개발사들의 물량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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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보다 ‘한발 앞선’ 치료제

릴리 FDA 긴급승인

현재 미국 ‘일라이릴리’(이하 릴리), 리제네론과 한국의 셀트리온 등이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가운데 릴리와 리제네론이 미국 FDA에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했고, 릴리의 제품이 지난 9일 승인받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초기부터 백신보다는 치료제가 먼저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임상 조건이나 절차가 치료제보다는 까다로운 편이다.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린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빨리 달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에비해 치료제는 타겟이 분명하기 때문에 환자 모집만 잘 되면 백신보다는 임상 기간이 짧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