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다른 세입자들 불안해 하니 나가달라"…조두순 아내 "갈 곳 없다"

유튜버 등 외부인 8명 조사 중…"보복 예고한 격투기 선수도 조사 대상"

(안산=연합뉴스) 강영훈 권준우 기자 =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지난 12일 출소한 이후 그의 거주지를 찾아가 항의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튜버 등 개인 방송 BJ와 외지인들이 사적 보복을 한다며 늦게까지 소란을 피우거나 무단침입을 일삼는 통에 주민들의 불편이 극에 달한 상태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조두순 출소 이후 사흘째인 14일 오후 5시까지 인근 주민들로부터 101건의 불편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밤늦게 경적을 울려 시끄럽다"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온 사람들이 소란을 피운다" 등의 내용이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경찰에 탄원서를 내고 외부인들의 출입을 차단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조두순 거주지역 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대표들은 이날 안산 단원경찰서장에게 탄원서를 보내 "일부 유튜버는 조두순이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도 밤을 새워가며 고성을 지르고, 이웃집 옥상에 올라가거나 서로 싸우기도 한다"며 "일정 지역을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는 구역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조두순이 사는 안산 주택의 집주인은 최근 조두순의 아내에게 "나가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주인은 "조두순의 아내인 것을 모르고 계약했다"며 "다른 세입자들이 불안해하니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두순의 아내는 "여기 말고는 갈 곳이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두순의 아내는 방 2개의 이 집을 계약기간 2년에 일정액의 월세를 내는 조건으로 임대했다.

안산시의 한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을 하고 이사한지 한 달도 안 된 상황이어서 집주인이 나가라고 해도 조두순의 아내가 거부하면 계약을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두순 집 앞 소란행위와 관련,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받을 예정인 사람은 현재까지 모두 8명이다.

대전에 사는 A(21) 씨는 지난 13일 오후 9시께 조두순의 거주지 주변 주택가에서 "조두순을 만나러 왔다"고 외치며 이곳을 지키던 경찰관에게 달려들어 몸싸움을 벌인 혐의로 입건됐다.

앞서 조두순 출소 당일인 12일 오후에는 수원에 사는 B(17)군이 조두순 집을 무작정 찾아가 뒤편 가스 배관을 타고 벽을 오르다 적발됐으며, B군을 연행하는 경찰 차량을 몸으로 막아 세운 50대도 경찰에 붙잡혔다.

조두순이 준법 지원센터에서 거주지로 이동하는 동안 차량을 막아 세워 발로 걷어차 부수고, 차량 지붕 위로 올라가 마구 밟은 30대 유튜버 3명도 신원이 확인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들 3명 중에는 조두순에게 사적 보복을 하겠다고 나서 화제가 됐던 격투기 선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오후 현재 조두순의 집 주변에는 유튜버 3∼4명과 주민 6∼7명 등 10여명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경찰은 한파가 닥치면서 조두순 집 앞 소란 행위가 잦아들긴 했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100여 명의 경찰관을 거주지 주변에 배치한 상태다.

조두순은 귀가 후 집 밖으로 나선 적이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두순이 출소한 주말에는 유튜버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몰렸으나 현재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라며 "다시 주말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경찰관을 배치한 상태"라고 말했다.

k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