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타고 무료급식소 찾은 모녀, "그냥 가달라" 하자 "왜 안주냐" 역정

생·각·뉴·스/지금 한국선

"그들이 무심코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
노숙자 한 명에겐 마지막 식사일수도"

경기 성남시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소인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가 외제차를 타고 무료 급식을 받아가려 한 모녀의 사연을 공개하자 네티즌들의 비난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김 신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이다. 화가 나고 어이 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직접 겪은 일을 설명했다.

김 신부에 따르면 흰 색의 비싼 차(벤츠)를 타고 성당에 온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린후 태연하게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김 신부는 그분들을 막아서고 '어떻게 오셨어요?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시기 때문에 여기 오시면 안 됩니다. 도시락이 모자랍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오히려 딸인 아주머니가 김 신부에게 짜증을 내며 "이 분은 저희 어머니이시고, 여긴 공짜 밥 주는 곳이잖아요? 왜 막으세요?"라고 화를 내더라는 것.

김 신부는 아주머니에게 "아주머니와 할머니 때문에 다른 분들이 먹지 못 한다"고 설명했으나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두 사람이 끝까지 도시락을 받아갔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태도에 대한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김 신부는 "코로나 시기에 '나'라는 문화가 커지면서 자신만을 강조하는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가 그분들에게는 한 끼일지 모르지만, 노숙인 한 명에게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