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맞은 간호사 17분뒤 생중계 도중 갑자기 '털썩' 실신

뉴스진단/코로나 백신 '천태만상'

앞뒤 맥락없이 영상 전달, 백신 불신 고조
의료계 "부작용 아닌 심리적 불안 등 때문"

테네시주에서 간호사 한 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쓰러지는 모습이 생중계되는 바람에 SNS를 중심으로 각종 추측과 괴담이 퍼졌다. 하지만 백신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폰테스 도버라는 이름의 CHI메모리얼병원 간호사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이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던 중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죄송하다, 너무 어지러워서"고 말한 뒤 자리를 이동하려던 중 다른 의료진에게 기대면서 실신했다. 접종 후 17분 지났을 때 발생한 일이다.

잠시 뒤 의식과 기력을 회복한 도버는 기자들을 만나 "갑자기 충격을 받았는데 지금은 괜찮아졌고 팔에 있던 통증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자들에게 "종종 실신하곤 한다. 나에게는 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경계 과민 반응으로 과거에도 통증을 느낄 때 실신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병원 중환자실 의료 책임자인 제스 터커 박사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이런 반응은 어떤 백신을 맞거나 (백신이 아닌) 단순히 주사를 맞을 때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페이스복과 트위터 등에서 간호사가 쓰러지는 영상이 퍼지며 파문이 일었다. AP통신은 "영상이 앞뒤 맥락에 대한 전달 없이 지난 주말 빠르게 퍼졌다"고 전했다.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은 뒤 기절했다"는 설명이 달린 한 페이스북 게시물은 5000회 이상 공유됐다. 일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영상을 보고 난 뒤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웹사이트를 통해 예방접종 후 사람들이 실신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설명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지만 과학자들은 백신 때문이 아닌 접종 과정 문제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나, 심리적 불안, 통증 등이 일반적인 실신 사유다.

한편 미국은 지난 14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 19일 현재까지 27만명 이상이 백신을 맞았다. 이들 중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이 나타난 사람은 6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후 쓰러진 간호사. 전문가들은 부작용 때문이 아닌, 심리적 불안 등 때문에 발생한 매우 흔한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사 맞으면 750불 드립니다"
한 카운티 정부, 자발적 백신 접종 장려책 '돈 풀기'

미국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18일 바이오기술 기업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의 긴급사용도 승인하면서 접종 속도전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첫 백신 접종에 들어간 미국은 내년 2월 말까지 1억 명에게 백신을 맞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 퍼져 있는 백신에 대한 불신이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한 카운티 정부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돈을 풀기로 결정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백신을 맞는 사람에게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18일 NBC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노샘프턴 카운티 정부는 한 요양시설 직원들에게 백신을 맞으면 750달러씩 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카운티가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법적으로 의무화할 수는 없지만, 지원금 정책으로 직원들의 자발적 백신 접종을 장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기부양 패키지법'(CARES Act)에 따라 올해 초 연방정부에서 받은 지원금 2760만 달러중 49만∼49만3000 달러를 백신 접종 지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지원금 지급 대상은 노샘프턴 카운티 최대 규모 요양시설인 '그레이스 데일 요양원;직원 약 700명이다. 카운티 당국은 "노샘프턴 카운티의 코로나19 사망자 85%가 이 요양원에서 발생했다"면서 "요양시설 거주자와 직원들의 백신 접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만5000불 줄게, 나 먼저 맞자"
LA 등 일부 부유층
백신 접종 '새치기',


미국에서 일부 부유층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새치기'를 시도하고 나서 눈총을 사고 있다.
LA타임스는 18일 "코로나 백신이 출시되자 부자들이 앞다퉈 백신을 찾고 있다"며 "부유층은 백신을 먼저 맞기 위해 현금 수만 달러를 주겠다고 하면서 의사들을 매일 괴롭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가 의료 종사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필수업종 근로자, 고령의 기저질환자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는 기준을 마련했지만, 부자들이 병원에 거액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접종 순위를 앞당겨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을 확보한 LA 시더사이나이 메디컬센터의 제프 톨 박사는 최근 한 부유층 고객으로부터 "2만5000달러를 병원에 기부한다면 백신 접종 순위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되겠느냐는 문의를 받았다"며 "그들은 수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하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부유층 고객을 전담하는 '컨시어지 닥터' 사무실에는 백신 우선 접종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으며 이들 병원은 백신이 일반인에게 풀리는 순간을 대비해 고객들을 우선 대기 명단에 올리고 있다고 LAT는 전했다.

마켓종사자먼저?, 65세 이상?

접종 후순위 논쟁
각 주정부들 골치

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문위원들이 긴급회의를 갖고 백신 접종 순위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 요양원 직원 등 최고 우선순위 다음 접종자를 누구로 해야 할지에 대해 진통을 겪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필수 근로자부터 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과 65세 이상 중년층부터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딪치고 있다.
필수 근로자의 우선 접종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이들이 감염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대표적인 필수 근로자인 버스기사나 식료품점 직원 등의 직업에 많이 종사하는 유색인종들은 미국에서 백인과 비교해 감염률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경제정상화를 위해서는 근로자부터 집단면역을 형성해야 할 필요도 있다.
반면 65세 이상과 임상적 취약층들은 코로나19 감염시 사망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들부터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근로자부터 백신을 맞기로 한다면 직종 별로도 다시 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네바다주의 현재 접종계획에 따르면 교사와 보육시설 근로자들이 대중교통 종사자보다 우선하게 된다. 각 주별로 현장 상황과 이익단체간 이해관계에 따라 우선순위가 제각각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백신 맞겠다"
아시아계 최다

88%, 흑인 42% 두배

미국인들의 백신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아시아계가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흑인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0%만이 기꺼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인종 별로 보면 아시아계는 83%를 기록한 반면 흑인들의 백신 접종 의사는 42%에 불과했다. 그밖에 백인 61%, 라틴계 63%였다.
언론들은 흑인들의 경우 미국 공공의료 정책에 뿌리 깊은 불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흑인 사망률이 백인 및 다른 인종의 사망률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건당국은 단지 이들을 '희생양'으로만 보고 방치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 공공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선 백신접종에 있어 흑인들과 히스패닉 같은 소수 민족 집단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모더나'도 오늘 첫 접종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실은 첫 트럭이 20일 미시시피주의 유통시설을 출발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 식품의약국( FDA의 긴급 승인을 받은 모더나측은 백신 590만회 접종분을 미 전국 3700여 곳에 배포하고 오늘(21일) 첫 접종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