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이동환 기자 =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에 당밖의 '대어급'이 잇따라 등판하자,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까지 합류하면 야권 경선판이 커진다는 점에 의미를 두면서도 단일화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경계심이 상당하다.

재보선 승리의 절박함에는 공감하나, 그 주체는 제1야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논의해 볼수 있다"고 언급해 이전보다는 다소 열린 자세를 취했지만, 선거승리의 방법인 중도 외연확장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금 전 의원은 "입당은 없다"며 더욱 완강한 태도로 선을 긋고 있다.

지난 주말 안 대표의 출마 선언을 기점으로 '당내 징발론'이 더 힘을 받고 있는 이유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선두를 달리는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당사자들도 시간이 갈수록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보선 출마와 관련해 "역할을 깊게 고민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오 전 시장도 "안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당내에서 출마에 대한 의견이 많아서 경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등판 요구도 만만치 않다. 안 대표와 어깨를 견줄 잠룡이 등판해야 한다는 것인데, 본인의 대권 직행 의사가 확고해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국민의힘은 그럼에도 당 밖 주자들의 경선 합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야권 단일화와 국민의힘 입당은 별개라는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태도가 못내 불쾌하지만, 현재로서 이들을 압도하는 당내 얼굴이 없다는 현실론에서다.

예상되는 내부 반발에도 '100% 국민경선' 논의가 또 다시 고개를 드는 게 단적인 예이다.

애초 이번주 정진석 위원장과 함께 나머지 공관위 구성을 완료하려다, 다소 늦추는 쪽으로 속도조절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윤희숙 의원이 공관위 참여 의사를 철회한 것도 안철수, 금태섭이란 외부 변수로 인해 경선룰이 자신에게 유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 출마 이후 출렁이는 구도가 당내 후발주자들에게 자극제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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