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 가을, 세계는 2022년 이후에나

미국 '집단 면역' 내년 4분기쯤에 형성 가능
NYT "젊은층 접종 시기에 코로나 종식 달려"
백신 접종하고도 마스크 계속해서 써야 안전

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는다.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나 되레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감염자나 사망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국제사회에 보고된 지 오늘(31일)로 정확히 1년이 됐다. 8200만여명, 전 세계 100명 중 1명을 감염시킨 이 전대미문의 전염병과의 싸움에 모두 지쳐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는 날은 언제일까?

코로나19는 독감과 비슷하다. 매년 10억명이 독감에 걸리지만 우리가 독감을 무서워하지 않는 건 백신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역시 백신 접종이 속속 시작되면서 종식이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선진국들이 내년 4분기(10~12월)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집단면역은 감염이나 예방접종을 통해 인구의 상당 부분이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어, 전파가 느려지거나 멈추게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들은 이미 선주문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전체 물량의 85%를 확보했다. 이는 내년 2분기나 3분기부터 백신 유통을 확대해, 접종을 원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적어도 2021년 말까지는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 감염병 권위자들 역시 일상생활 복귀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보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염병을 종식하려면 전체 인구의 75%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그 시점을 내년 늦여름에서 초가을 무렵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게임 체인저' 백신이 나왔는데 왜 종식에 1년 가까이 걸리는 걸까. 감염을 통제하려면 전체 인구의 60~70%가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대규모 접종은 가장 접종이 빠른 미국에서도 내년 3월 말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에서도 그 대상은 의료진과 고령층 등 일부에 불과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염병 종식이 사실상 젊은층 백신 접종 시기에 달려 있다며, 최대한 많은 백신을 승인해 빠른 속도로 생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등 다른 나라는 이보다 수개월 가량 늦어질 수 있다. 저소득 국가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려면 2022년 말이나 그 이후까지도 기다려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신에 대한 불신감도 넘어야 할 벽이다. 집단면역을 형성해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려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백신을 믿지 않거나 접종을 미룰 것이라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백신 개발 기간이 짧아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때문이다. 해서 백신 접종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까지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지켜야 할까. 파우치 소장은 "전염병은 전등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 같은 개념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경우, 내년 하반기까지도 마스크 착용·행사 취소 등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