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1개를 절반으로 나눠 2명에게 투여"

뉴스진단

미국 보건 당국이 보다 많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모더나 백신 1개를 절반으로 나눠 2명에게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백신 공급량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접종자를 최대한늘리기 위해 각종 변칙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미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을 이끄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3일 CBS에 출연해 "모더나 백신 1개를 반으로 나눠 접종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확보한 백신의 총량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1차 접종자를 대폭 늘리기 위한 접종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슬라위는 모더나 백신 임상시험에서 5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과 100㎍ 백신을 두 차례 맞은 사람과 동일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절반 투약'의 근거로 들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모더나와 함께 이 계획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슬라위는 "실제 시행 여부는 FDA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계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코넬대의 백신 전문가 존 무어 교수는 "어떤 백신은 이미 최소한의 투약량이 정해져 있을 수 있다"며 "(절반씩 접종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굼벵이 접종' 30% 완료
4일 현재 422만명 맞아

코로나19 백신 물량 가운데 현재까지 접종을 완료한 백신량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 방송은 4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 자료를 인용해 1천541만8천500회 접종분의 백신이 전국에 배포됐지만, 이 가운데 456만3천260명이 1회차 접종을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 백신 배포량의 29.5%만 실제 접종에 사용됐다는 의미다.
지난 2일 기준 미국의 백신 배포량은 1천307만1천925회 접종분이었고, 이 중 32%에 해당하는 422만5천756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미국 백신 개발과 배포를 총괄하는 백악관 '초고속 작전'팀은 미국 전역에서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거듭 인정하면서 주(州) 정부와 협력해 접종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화이자 2회차 접종 시작
"3주간 2번 맞아야 효과"

한편 미국에선 4일부터 화이자 백신 2회차 접종이 시작됐다.
지난달 14일 화이자 백신 1회차 접종을 시작한 지 21일 만이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을 두고 2차례 접종을 해야 제대로 된 면역 효과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