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마다 1명씩 사망' 코로나19 확산 심각성 불구 "호들갑 떨지마라" 무감각에 한숨
생·각·뉴·스

골프 후 단체 하우스 파티, 교회 소모임 여전
봉쇄령에 지쳐 풀어진 '긴장의 끈' 위험 천만
매일 200명 이상 사망, 내 가족에게 닥칠지도

#LA인근 한 무역회사에서 회계담당으로 일하는 신모(55·여)씨는 지난 8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중국계 동료 직원이 "남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자신도 자가격리를 해야겠다며 급히 조퇴하는 바람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신씨 뿐 아니라 다른 10여명 직원들도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일부 직원이 "우리도 빨리 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것아니냐"고 웅성대자 상급자인 과장은 "직원이 걸린 것도 아닌데 무슨 호들갑이냐"며 일축했다. 이어 부사장은 "중국인 직원이 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오면 그때 다같이 받아도 늦지 않다. 겁내지 말라"며 한술 더 떴다. 신씨는 "LA에서만 하루에 수백명씩 죽어나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인데 남의 일처럼 얘기하는 과장과 부사장의 태도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의 가족이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했을 때도 저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짜증이 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근 박모씨(LA·32)는 친구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매주 모여서 주말 골프 라운딩 후 하우스 파티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많이 모이면 위험하다' 서너명이 시작한 파티는 어느새 각자 아는 친구의 지인까지 불러들여 10명이 넘는 모임으로 둔갑했다. 박씨는 "가족 식사도 꺼려지는 이 시국에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고, 술 마시는 건 위험천만한 행동"이라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코로나 확산세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 지는데 무감각해 졌는지, 무서워 하지도 않고 신경도 안쓰는것 같다"며 "매번 초대를 거절하기도 미안해서 이젠 아예 연락을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전염병에 무감각해져 안전 관리에 헤이해진 일부 한인들의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자택대피령이 내려진 후 약 10개월이 지난 현재 봉쇄령에 지친 한인들이 긴장의 끈을 슬며시 풀고있는 모양새다. 계속 교회에서 예배나 모임을 갖고 있는 교인들을 비롯해 집에 모여서 노는 젊은이들, 직장동료 감염 위험 노출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회사등 위기 상황에도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가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자신과 가까운 사람 중에 확진자나 사망자가 없는 경우 '남의 일'처럼 여기고 쉽사리 위험수위를 넘는 행동을 보일 때가 많다.

그러나 현재 LA 카운티 내 코로나 감염 현황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최악의 '코로나 피해지'로 떠오르고있다. CNN에 따르면 LA카운티에서는 8분마다 1명 꼴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죽음의 도시'가 된 LA카운티는 지난해 11월 30일 코로나 감염자가 40만명 정도였으나 한달 여가 지난 이달 초 그 2배인 80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코로나 사망자는 지금까지 총 1만1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중 5000명 이상이 지난 2달 사이에 사망했다. 한 병원은 넘처나는 사망자 시신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 시신을 보관할 냉동고를 들여올 정도다.

LA 카운티 보건국장 바바라 페라는 "평소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코로나에 감염돼 세상을 떠나고 있다"면서 "매일 200명 이상, 8분 당 1명 씩 사망자가 나오는 암담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