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종말시계 100초전 유지했지만…

인류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초 전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가 인류의 생존 위협을 관리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구 종말 시계를 관장하는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경고했다.

BAS는 27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지구 종말 100초 전을 가리키는 시계를 공개했다고 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BAS는 지구 멸망 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핵 위협과 기후변화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년 발표한다.

지구 종말 시계는 2019년 2분 전을 가리켰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초 단위로 진입해 100초가 남았다고 경고했고,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갔다.

레이철 브론슨 BAS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치명적이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코로나 전염병은 (인류에 대한) 역사적인 경종"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사태는 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핵무기와 기후변화 등 문명 종말의 위협을 관리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진정한 위기의 순간에 각 나라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과학적 조언을 무시했다"며 "(코로나 대응을 위한) 효과적인 소통에 협력하지 않아 국민 건강과 복지를 지켜내는 데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BAS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복귀를 선언하고, 미국과 러시아가 핵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을 5년 연장한 것을 긍정 평가하며 지구 멸망 시계를 앞당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