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이나 후에 술 마셔도 되나요?
뉴스포커스
'알코올 섭취'와 백신 연관 관계 의견 제각각
러시아 보건국 "접종 후 최대 2달 금주해야"
美 의대 박사 "적당량 음주 되레 면역 도움"

#한인타운에 사는 이모(66)씨는 다음주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앞두고 고민이 생겼다. 평소에 매일 저녁 와인을 2~3잔씩 마시는 와인 애호가인 그는 혹시 술이 백신 효과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예기치않은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몇몇 의사에게 물어봤으나 속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한 그는 결국 접종 전후로 3일씩, 1주일간 금주하기로 결심했다. 아무래도 마시고 후회하느니 좀 참고 견디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다.

과연 술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무슨 연관 관계가 있을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백신 예방 접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알코올 섭취가 사람들의 면역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에대한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은 제각각이다.

러시아와 영국 등 유럽 의료 관계자들은 코로나 백신 예방 접종시 술을 마시면 안된다고 경고한다. 지나친 양의 음주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익히 알려진 사실인 만큼 백신을 맞는 기간에도 당연히 금주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러시아 보건당국은 러시아산 백신인 '스푸트니크 V'를 접종한 시민들에게 8주간 음주를 삼가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백신을 개발한 알렉산더 긴츠버그 박사는 "8주 금주는 정확한 근거가 없다"며 "매회 접종 후 3일 동안 금주할 것을 강하게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한 금주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체에 면역력이 형성될 때까지 제한적인 금주가 필요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전문가들도 백신 접종 전후로 금주를 권장했다. 맨체스터 대학의 시나 크릭쉥크 면역학자는 "최상의 백신 효과를 얻기 위해선 몸속의 면역체계가 중요하다"며 "접종 전날이나 접종 직후에 술을 마시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의료 전문가들은 적당한 양의 음주는 면역 체계에 도움이 된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미시간 의대의 전염병 스페셜리스트 샌드로 신티 박사는 "백신 접종을 이유로 굳이 금주를 할 필요는 없다"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알코올로 인해 백신이 효력을 잃는다는 사실은 증명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더해 미국의 한 연구 조사에서는 적당한 양의 음주(여성은 하루 한잔, 남성은 하루 두잔)가 되레 백신 반응을 개선시키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한인 의료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술을 피하라"는 입장이다.

한인 의료 전문가들 "접종 전후 삼가해야"

서울메디컬 그룹 회장 차민영 박사는 "백신을 맞으면 면역체계가 떨어지고 몸에 필요한 항체를 만드는 효력이 떨어진다"며 "백신 접종 전후로 술은 절대적으로 피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사우스베일로 한의대 교수 조기행 박사 역시 "백신 접종 후 몸안에 염증이 생기는데 알코올은 면역 세포를 약화시켜 근육통을 유발할 수 있다"며 "접종 하루 전날과 접종 후 3~4일간은 술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