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민자 출신 국토안보 장관 지명자 마요르카스도 힘겹게 인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으면서 미국에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공개한 장관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부티지지 지명자는 2일상원 표결에서 86대 13으로 인준을 받았다.

부티지지는 트위터에 "영광이고 겸허해진다. 일할 준비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티지지는 인디애나주 소도시 사우스벤드 시장 시절인 2015년 지역 신문 칼럼을 통해 커밍아웃했고 2018년 교사인 채스턴 글래즈먼과 결혼했다.

1982년생으로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는 등 '엄친아' 요소를 두루 갖춰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 중 소도시 시장에서 전국적 스타로 일약 발돋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티지지가 당내 경선 레이스에서 자신을 지지하며 하차하자 내각 기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높이 평가했으며 대선에서 승리한 뒤 교통장관에 지명했다.

인구 10만의 소도시 시장 경험이 전부인 부티지지로서는 연방부처 장관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당 차세대주자의 입지를 공고히 할 절호의 기회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 지명자도 이날 56대 43의 표결로 상원 인준을 받았다.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국토안보부에 처음으로 이민자 출신 장관이 탄생한 것이다. 쿠바에서 태어난 마요르카스는 어린 시절 가족과 미국으로 터전을 옮겼다.

마요르카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냈다. 그의 장관 기용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에 따른 이민자 사회의 불신을 누그러뜨리고 전문성 있는 관료 발탁으로 안정감을 기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토안보부는 특히 2019년 4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커스텐 닐슨 장관을 쫓아낸 이후 장관 대행체제가 장기간 이어져 왔다.

마요르카스의 인준은 쉽지 않았다. 밋 롬니와 수전 콜린스 등 중도성향 공화당 상원의원 6명만 안정적 부처 운영을 이유로 찬성에 동참했다.

바이든 행정부 장관 지명자 가운데 지금껏 상원 인준 과정이 가장 험난했던 셈이다. 공화당에선 마요르카스가 민주당에 편향된 인사라고 반대해왔다.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