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모리 후임에 '강제 키스' 유명세 하시모토 임명 논란
일본
소치 동계올림픽 때 男 선수 억지 키스
"성추행 더 있다"…올림픽 악영향 우려

모리 요시로(84)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조직위원장)이 '여성 멸시'발언으로 사임한 데 따른 후임 인선을 놓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18일 이사회를 열어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담당상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조직위가 여성 각료인 하시모토를 선택한 것은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라고 한 모리 전 회장의 여성멸시 발언으로 실추한 이미지를 복원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부적절한 과거 행동이 논란을 낳고 있다.

하시모토 신임 회장은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천500m에서 3위에 올라 일본 여성으로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딴 인물이다. 하계올림픽에도 사이클 종목으로 3차례 출전하기도 했다. 1995년 참의원 선거를 통해 정계에 처음 진출한 뒤 5선을 이뤘다.

그가 올림픽 관련 경험은 풍부하지만, 과거 행동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폐막식 후 열린 뒤풀이 행사에서 술에 취한 채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다카하시 다이스케(35)에게 무리하게 키스해 물의를 빚었다. 하시모토는 당시 일본 스케이트연맹 회장이자 선수단장이었기 때문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실상의 성폭력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이 폭로한 이 스캔들은 AFP통신 등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졌다.

하시모토에 대해 "성희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성 차별로 문제가 된 모리의 후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하시모토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될 단계부터 다카하시로 추정되는 인물을 끌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유포됐다.

슈칸분은 17일 발매된 최신호에서 "하시모토 씨의 성추행은 다카하시 한 건이 아니다"며 피해자 중 한 명인 전직 여성 의원이 하시모토는 술에 취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입을 맞추는 버릇이 있다는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때문에 정상 개최가 어려워진 도쿄올림픽의 부정적 이미지가 '성 차별'에서 '성 추행' 문제로 옮아가 개최에 악영향을 끼지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