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4번째로 관련 법안 통과

뉴욕 등 5개 주도 동물실험 금지법 준비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에서 화장품의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BC방송에 따르면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최근 화장품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토끼와 개, 고양이 등 동물의 이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인도적 화장품법'(Humane Cosmetics Act)에 서명했다.

이 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동물실험을 거쳐 생산한 화장품의 판매도 금지한다.

화장품의 동물실험은 일례로 눈에 들어갈 수 있는 화장품을 개발할 때 토끼 눈에 화학물질을 주입해 나타나는 반응을 관찰한다.

또 샴프와 립스틱, 마스카라 등도 토끼와 개, 고양이 등을 대상으로 안전성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동물실험은 화장품의 안전사고 발생 때 기업의 책임 회피 수단으로 사용될 뿐 실제로 필요하지 않은 비윤리적인 조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버지니아주는 이번 법안 마련으로 캘리포니아, 네바다, 일리노이주에 이어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한 네 번째 주가 됐다.

동물보호단체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HSUS)는 온라인 게시글에서 "이번 소식은 미국을 비롯해 세계에서 불필요한 동물실험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노력이 탄력받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HSUS는 "소비자들도 상표를 보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한다"면서 "화장품 회사들도 이러한 목소리를 듣고 관행을 바꾸고 있으며, 의원들은 이에 발맞춰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움직임은 앞으로 미국 전역으로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ABC에 따르면 뉴저지, 메릴랜드, 로드아일랜드, 하와이, 뉴욕주 등도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민주당 돈 바이어(버지니아)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가 전국적 규범이 되도록 연방 차원에서도 법안을 재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보면 유럽연합(EU), 호주, 과테말라 등 40개 국가가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고 ABC는 전했다.

honk02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