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매체와 인터뷰…"어머니는 두 아이 위해 헌신한 싱글맘"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한 피해자 아들이 총격범의 범행동기가 '성중독'이라는 주장에 대해 '헛소리'라고 일갈했다.

범인이 두 번째로 총격을 가한 '골드스파'에서 희생된 현정 그랜트 씨의 아들 랜디 박(21)씨는 19일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와 인터뷰에서 수사당국이 총격범 로버트 엘런 롱의 범행동기를 인종 혐오가 아닌 성중독으로 보는 듯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헛소리"(bullshit)라고 분노를 표했다.

그는 롱의 가족을 향해 "도대체 그에게 뭘 가르쳤냐고 묻고 싶다"라면서 "그와 엮일까 무서워 그를 (경찰에) 넘겼느냐? 아들을 희생양으로 내보내고 처벌을 면하려고 했느냐? 아니다, 당신들은 그에게 몹쓸 것을 가르쳤고, 그 책임을 좀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애틀랜타 경찰은 17일 초동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롱이 성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증오범죄로 판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보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이튿날 경찰은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롱의 부모는 수사당국이 공개한 영상을 보고 총격범이 아들이라고 알리는 등 그를 체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박씨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초등교사를 하다가 미국에 이민해 자신과 동생을 홀로 키우고자 뼈 빠지게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는 이곳 미국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라면서 "어머니는 두 아이를 키우고자 삶을 전부 헌신한 싱글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머니의 일과 관련해선 "어머니는 누가 물어보거든 메이크업숍에서 일한다고 말하라고 했다"라면서 "내가 (골드스파 광고를) 온라인에서 본 뒤 어머니가 인정해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기 안좋은 장소라고 말하긴 싫지만, 가게를 찾아가 보니 걱정하던 이미지와 맞았다"라면서 "어머니를 걱정하는 마음에 (골드스파에서 일하는 문제를 두고) 부딪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어머니가 사망한 뒤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지원을 요청했다.

박씨는 "미국에는 나와 동생만 있고 한국의 가족은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현실을 슬퍼하고 받아들이고 싶은만큼 동생을 돌보고 이번 비극으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오래 슬퍼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나와 동생이 앞으로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씨가 올린 요청에는 약 4시간만에 7천명이 응답해 현재까지 29만7천여달러(약 3억3천만원)가 기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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