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연방하원의원 인종차별 경험 토로, 기차 탔다가 여성으로부터 "옆자리 앉지마"

초점

아시안이라 코로나 옮길 것으로 생각 ;떨어지라' 고함
"다섯 살난 아들은 다른 아이로부터 '중국 애'로 불려
사라지지 않는 美 인종차별 좌절감, 포기말고 대응해야"

"다섯 살 아들이 다른 아이에게 '중국 애'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50년 전 미국에 왔지만 우리는 아직도 외국인입니다."

한인 2세인 앤디 김(민주당·뉴저지) 연방 하원 의원이 한인 3세인 자신의 아들이 인종차별을 당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27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 아들은 다른 아이로부터 ;중국 애'라는 소리를 듣고 '나는 뉴저지 소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들은 웃어 넘겼지만 내 눈은 흐려졌다"며 "50년 전 부모님이 미국으로 이민을 오셨지만 우리는 아직도 외국인이라는 그림자를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뉴저지 3구역을 대표하는 연방 하원의원이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미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지만 아들을 인종차별로부터 지켜내지는 못했다.

그는 또 27일 미주동남부한인회연합회가 개최한 온라인 미팅에서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후 기차에 탑승했을 때 겪은 일을 공개했다.

김 의원이 좌석에 앉자 옆자리의 여성이 자신에게서 떨어지라고 고함을 질렀다는 것이다. 그는 "그 여성은 내가 단지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코로나19를 옮길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부당한 상황이었지만, 김 의원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여성의 요구대로 자리를 옮겼다.

김 의원은 "그 순간에 제대로 대응해 타인을 그런 식으로 대우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줬어야 했지만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후회가 된다"고 털어놨다.

김 의원은 미국에서 차별이 사라지지 않는 데 대한 좌절감도 표현했다. 그는 "아들이 차별을 당한 것에 대해 슬픔을 느낀다"며 "하지만 하원 의원조차 내 아들이 당하는 차별의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 의원은 인종차별은 법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내 아시아계는 인종차별에 제대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종차별을 당했을 때의 대응과 함께 어느 곳에 신고를 해야 할 지 모르는 아시아계가 많은 만큼 피해 이후 절차에 대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美 정치인이 된 후에도 못 피해간 인종차별
"당신처럼 개를 먹지 않는다"

미셸 박 스틸(사진) 하원의원도 지역 정치권에서 겪은 인종차별을 소개했다. 2006년 한인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에 당선된 데 이어 오렌지카운티 2지구 수퍼바이저를 연임한 박 의원은 지난해 한 회의를 주재할 때 '체어맨 마오(마오쩌둥 의장)라는 소리를 들었다. 아시아계가 회의를 진행한다는 이유로 중국의 마오쩌둥과 비교당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전에는 "나는 당신처럼 개를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일반인이 정치인에게 하는 막말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아시아계 시민에 대한 증오범죄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은 소수인종 간의 연대를 강조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소수 집단 안에서도 다른 집단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인종 관련 범죄에 대해선 소수집단이 연대하면 더욱 강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