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명 몰린 힌두교 '속죄 의식' 축제 뒤 확진자 폭증…곳곳에 시체 넘쳐 공터에서 화장

인도

"갠지스강에 몸 담그면 신이 지켜줄 것"
산소통 절도 기승, 당국 교수형 경고도
삼중 변이 확산…"최악은 아직 안왔다"

인도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화장터가 꽉 차 대규모 공동 화장식이 벌어지는 등 곳곳에서 비극적인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다. 의료 상황이 이미 한계치를 넘어선 가운데 재확산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 토요일 하루 동안 인도에서 신규 확진자가 무려 34만6786명이 발생했다. 이날 인도의 코로나 사망자수는 2624명으로, 코로나 판데믹 이후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수는 1660만명, 누적 사망자수는 18만9544명에 달한다. 이에따라 세계 각국은 인도발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독일은 26일부터 인도발 외국인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고, 독일인 여행객은 이륙 전 진단검사를 받은 경우에만 입국이 가능하도록 했다. 입국 후에는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앞서 영국·캐나다·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 등도 인도발 입국을 막았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25일부터 인도발 노선 운항을 제한했다.

뭄바이 외곽에 있는 시설에서 동시에 화장식이 진행될 정도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화장터에서 수용가능한 인원수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시신들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델리도 모든 화장장이 만석이 되면서 대규모 공동 화장식이 잇따라 진행됐다. 병원도 밀려들어오는 코로나19 환자들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선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코로나 환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인도 델리 자이푸르 골든 병원에서만 산소 부족으로 하루 동안 20명이 숨졌다. 의료용 산소통 부족으로 여러 명이 산소통 하나를 나눠 쓰는가 하면 의약품이 귀해 암거래까지 이뤄진다. 산소통이 모자라다 보니 환자 가족들이 병원 창고에 들어가 산소통을 훔치는 사례도 나온다.

델리 고등법원은 "거의 모든 병원이 위기에 놓여있다"며 "산소통 공급을 방해하려는 사람은 누구든 교수형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올해 초만 해도 인도에선 “코로나를 이겨냈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방역 태세가 해이해진 상황에서 이달 초 수백만 명의 순례자가 모인 쿰브멜라 축제(순례자들이 성스러운 강물에 몸을 씻거나 적시며 속죄 의식을 행함)로 인해 코로나가 빠르게 번졌다. 쿰브멜라 축제는 힌두교 성지 네 곳을 돌며 12년마다 열리는 인도 최대 순례 축제다. 올해 이 축제에는 최소 500만 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상당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 축제 조직위 측은 AFP통신에 "축제에 인파가 몰린 건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면 신이 코로나로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중, 삼중 변이 바이러스 까지 번지면서 인도의 코로나 상황을 그야말로 아비규환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재확산의 정점은 아직 2주가 남았다"라며 "일일 확진자수는 5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해 곧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