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집권당 강제해산 방침에 "국민 위한 당…국민있는 한 존재할 것"

30분 처음 접견한 변호인단 "건강해 보여"…특별법정 길목 차단 경비 삼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에 의해 가택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이 쿠데타 113일째인 24일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 및 외신에 따르면 수치 고문은 이날 수도 네피도의 특별법정에 출석해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범죄 혐의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수치 고문은 재판에 앞서 변호인단과 만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은 국민을 위해 창당됐기 때문에 국민이 있는 한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는 지난 21일 군사정권 연방선관위가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총선에서 압승한 NLD에 대한 강제 해산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NLD는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 당시 수치 고문이 야당 인사들과 창당했으며, 이후 각종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군부에는 '눈엣가시'다.

변호인단 중 한 명인 때 마웅 마웅은 로이터 통신에 수치 고문이 건강해 보였다면서, 공판 전 변호인단과 약 30분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수치 고문이 가택연금 이후 변호인단과 직접 만난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을 가택 연금했다.

수치 고문은 이후 불법 수입한 무전기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를 비롯해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 등 여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관련 공판은 그동안 화상으로만 진행돼왔다.

수치 고문은 이와 함께 접견에서 국민들이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랐다고 변호인단 소속 다른 변호사인 민 민 소가 AFP 통신에 전했다.

한편 AFP 통신은 공판이 진행된 특별법정 인근에는 경찰 트럭들이 길목을 막아서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고 주변 상황을 전했다.

앞서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22일 공개된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수치 고문이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수일 내로 재판에 출석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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