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 1년새 17%나 증가, 신혼부부 두배 넘어

[지금한국선]

돈있고 오래사는 '베이비부머'
'젊은 늙은이'새 정체성 형성

결혼 생활에서 야기되는 괴로움이나 힘듦에도 힘껏 참았으나 이제는 개인의 행복을 찾기 위해 '황혼이혼'을 택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혼을 경험했던 이들이 서로를 존중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 '황혼재혼'을 택하는 경우도 증가했다.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혼 건수는 2만5206건으로 전년 동기(2만4358건) 대비 3.5% 증가했다. 특히 혼인 지속기간이 20년 이상 된 부부의 황혼이혼 건수는 올해 1분기 1만191건으로 전년 동기(8719건) 대비 무려 16.9% 늘었다. 1분기 황혼이혼 수치는 4년 이하 신혼부부 이혼 건수(4492건)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한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최근 재혼을 상담하는 시니어 회원들은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며 "가정에 희생해오며 뒷전이었던 취미 등 자기 자신을 늦게나마 챙기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혼이혼과 재혼이 점차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개인 가치관과 인식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에는 전통적 의미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불편하고 애로사항이 있더라도 참고 살았던 반면 현대에는 개개인 생활이 우선시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 여유와 수명 연장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으로 진입하며 '젊은 늙은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면서 본격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