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탐색전…李 '8월전 입당 가능하냐'에 "일정에 뒤처질 이유 없어"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이동환 기자 = 전날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개시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처음 마주했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 입당 등 현안에 대한 본격적인 언급은 피한 가운데 재회 일정을 놓고 미묘한 탐색전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행사장에서 이 대표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에게 명함을 건네며 허리를 굽혔고,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의 명함을 받은 뒤 웃으면서 "(자연인 신분이라) 명함이 없다"고 인사를 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행사장을 나와 기자들 질문에 "오늘 (이 대표를) 처음 뵀다. 그래서 인사를 나눴고,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뵙기로 했고,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윤 전 총장에게 "오늘 국회도 방문하신다고 하고, 공식 행보를 시작했으니 알차게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행사 참석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서는 윤 전 총장과의 첫 만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오늘 아침 언론사 행사에서 아주 약한 단계의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어제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연설에서 상당한 공감대를 이루는 지점이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조만간 사적 만남을 갖자는 제안을 했다"며 "그에 대해선 우리 당 권영세 의원이 대외협력위원장이라 그분과 소통통로를 우선 구축하고, 추가로 논의할 부분이 있다면 권 의원과 상의해 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공정한 경선 관리를 내세운 만큼 사적 만남보다는 공식 채널을 앞세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8월 전에 윤 전 총장 영입이 가능할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어떤 주자도 그 일정에 뒤처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민주당 경선을 보면서 경선을 치르는 게 전략상 우세하더라도, 그쪽 대선 주자가 섰을 때 (국민의힘 주자가) 아직 서지 않았다는 게 오래 지속되는 것도 전략상 옳은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전날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 자당 의원들의 참석을 당 지도부가 만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의원을 통제하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 일부가 그렇게 해도 되냐고 물어온 적이 있지만, 적극 막거나 그런 적은 없다"며 "의원 행동은 다 자유고, 기본적으로 제가 이렇게 많은 대선 주자를 찾아다니면서 축하드리는 것도 최대한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는 건데 역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